복순은 자리에서 일어나 플라스틱 물 함지를 방문 옆으로 밀어놓고 부비서 곁으로 다가왔다. 부비서는 웃통을 벗은 채로 담배만 뻑뻑 빨고 있었다.

 『오빠! 이자(이제) 담배 그만 피우고 자리에 누우시라요.』

 복순은 학습지도원이 가르쳐 준대로 속삭이면서 그가 빨고 있던 담배를 뺏어 재떨이에 비벼 껐다. 부비서는 복순의 애교스러운 모습이 좋은 듯

 『기래, 자자우. 잠을 자야 젊은 시절처럼 꿈이라도 꾸디….』

 하면서 요때기 위에 벌렁 드러누웠다.

 복순은 얼른 옷을 벗고 다가와 그의 곁에 누웠다. 부비서는 요때기 위에 드러누워 아무 생각 없이 복순의 몸놀림을 지켜보다 당황하듯 눈을 감았다. 흐릿한 전등불 아래 비친 여자의 벗은 알몸이 오늘따라 왜 그렇게 자기 자신의 눈꺼풀을 찔러대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오빠!』

 복순은 다시 부비서 곁에 찰싹 달라붙어 그의 가슴팍을 쓰다듬어 대며 그의 귓전에다 대고 속삭였다.

 『지도원 동무는 안마를 마친 뒤 오빠의 잠자리까지 꼭 봐 드리라고 했는데 그냥 주무시면 어캅네까? 옆에 언니가 와서 누웠다고 생각하시고 이 파자마부터 좀 벗으라요.』

 복순은 부비서의 가슴팍과 복부를 쓰다듬어 내려가다 떼를 쓰듯 부비서가 입고 있는 아랫도리 잠옷을 벗겼다. 부비서는 마지못해 엉덩이를 비비적거리며 그녀가 하자는 대로 아랫도리 잠옷을 벗었다. 복순은 다시 부비서 곁에 드러누우며 배꼽 밑을 더듬어 내려가다 자신도 모르게 혀 깨물린 표정을 지었다.

 이거이 어케 된 일인가? 그만큼 안마와 물찜질을 해주었으면 아랫도리가 후끈후끈 달아오르면서 방사를 치를 준비라도 하고 있어야지 이거이 뭐인가?

 그녀는 손끝에 전해오는 부비서의 그것이 너무 이상해 또다시 고개를 갸우뚱했다.

 오빠 건 곽인구 하사처럼 벌떡 일어나지 않구서리 와 이케 계속 축 쳐져만 있을까? 왕가뭄에 말라빠진 가지 새끼처럼….

 복순은 너무 이상하고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 포오, 한숨을 쉬었다.

 『오빠! 바위에 깔려서 기렇시요, 아직도 힘차게 일하실 나이에 몸이 어카다 이케 되었시요?』

 『네 언니가 병치레하느라 거둬주지 않아서 길치 달리 뭐 원인이야 있갔나….』

 부비서는 첫사랑 하던 여자가 알몸으로 곁에 누웠는데도 몸이 옛날처럼 뜨거워지지 않는 자신의 몸이 이상해 얼버무리듯 중얼거렸다. 복순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 훼훼 고개를 흔들어댔다.

 『세상에! 관리소에 흔해 빠진 것이 여잔데 언니한테 기런 사정이 있으면 아무나 데리고 와서 잠자리를 같이 하며 자기 몸을 건사할 줄도 알아야디 오빠마저 몸이 이 모양이 되도록 내버려두면 어캅네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