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의 초승달 지역'을 따라서왕의 대로 위에 꽃핀 문명 요르단'5 요르단 성지순례


 

   
▲ ▲헤롯왕의 여름 궁전인'마케루스'로 가는 길. 지금도 산 정상의 궁터 발굴작업이 진행 중이며 산 중턱에는 세례요한을 가둔 동굴이 남아 있다.▼예수가 세례요한에게 세례를 받은'베다니'에는 기념건물과 옛 세례터 발굴유적들이 잘 보존돼 있다. 근처에는 기념교회들이 곳곳에 지어져 있다.

요르단은 구약성서의 주무대로 기독교 성지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이슬람 국가인 요르단의 기독교 성지들은 일부는 잘 보존되어 있지만 일부는 발굴작업조차 없이 그대로 방치돼 있는 곳도 있다. 요르단의 최대 기독교 성지는 예수가 세례를 받은 베다니와 모세가 죽은 느보산, 세례요한의 순교지 마케루스성터 등을 들 수 있다. 이 곳과 함께 선지자 엘리야의 고향과 성모 마리아의 성소를 모신 안자라교회 등 5곳이 로마 교황청이 지정한 요르단 내 5대 기독교 성지다. 대부분의 성지순례객들은 이미 잘알려진 장소들을 주로 방문한다. 물론 단체로 움직이기 때문에 주로 대형버스가 들어갈 수있는 곳에 갈수 밖에 없는것이다. 얍복강을 따라 하류에서 상류로 올라가다 보면 성경에 '야곱'이 형 '에서'를 피해 외삼촌이 있는 '하란'에서 살다가 다시 자기 고향으로 오면서 얍복 강가에서 하나님의 군대를 만난곳인 '마하나임'이 있다. 또 하나님과 밤새도록 씨름한 후 이스라엘이라 이름을 받은 곳, 즉 하나님을 대면했지만 생명을 부지했다는 '브니엘', 그리고 그 곳에서 요단강쪽으로 이동하여 가축우리를 짓고 머물렀던 '숙곳'등도 위치해 있다. 사해를 따라 남쪽 아라바 광야길로 가다 보면 헤롯대왕이 이용했다는 사해선착장과 소돔·고모라 추정지, 롯이 소알에서 산으로 피신한 롯동굴도 볼수 있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호르산에서 '아론'을 장사한후 '아라바' 광야길로 돌아가면서 불평했다가 하나님의 심판으로 불뱀들에게 물렸다가 놋뱀을 보고 구원되었던 '부논'등 많은 성지들이 전 요르단지역에 산재되어 있다.


'느보산'… 모세 숨 거둔 출애급 여정 마지막 기착지

 

   
▲ 예수의 세례터가 있는'베다니'. 요단강을 사이에 두고 이스라엘과의 군사적 긴장감이 높은 곳이다.

마다바는 암만 남쪽 32km 지점 왕의 대로(King's High Way)상에 위치한 도시로 청동기시대에 형성되었다가 747년에 일어난 지진으로 폐허가 되었다. 19세기 초 '카락' 지방에서 약 2천명의 기독교인이 이주함으로 재개발되었는데 비잔틴시대 모자이크가 다수 발견되었다.
특히 이곳에 있는 세인트 조지(St. George)기념교회 바닥에는 AD 560년경에 만든 세계 최고 최대(25×5m)의 모자이크 지도가 있다. 이는 천연돌 약 200만개로 이루어져 있으며 여러가지 색깔과 도형으로 당시 팔레스타인지역 뿐만 아니라 이집트 나일강부터 터키까지를 나타내 성서지리학의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마다바에서 서북쪽으로 약 10km 지점에 해발 805m의 느보산(Mt. Nebo)이 있다.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출애급한 모세가 120세의 나이에 마지막으로 가나안 땅을 바라보며 숨을 거두었다고 전해진다. 지금도 모세의 무덤은 발견되지 않고 있는데 숨을 거둔 곳이 바로 느보산 인근 계곡인 것으로 성서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느보산 정상 입구에는 교황의 방문을 기념한 기념비가 세워져 있으며 느보산 정상에는 AD 6세기경의 모세 기념 교회와 수도원이 있다. 현재는 기념교회를 건립하는 대대적인 공사가 진행 중이다.
모세 기념관 앞에는 가나안 땅을 바라보며 뱀과 십자가를 형상화 한 조각물이 세워져 있는데 이는 모세가 불뱀으로부터 이스라엘 민족을 구원한 것을 기념한 것이다. 이슬람 지역에서 뱀의 형상화한 모양은 약국 표시로 이용되고 있다.


'베다니'… 예수 세례받은 곳 교황 바오로 2세도 인정

베다니(Bethany)는 암만 남쪽 약 40km, 사해북쪽 10km에 위치한 요단강 동편지역으로 성경상 2000년전 세례요한이 예수에게 세례를 베풀었던 곳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요르단과 이스라엘 국경지역으로 요단강을 사이에 두고 군사적으로 맞서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4~5세기경 비잔틴시대 때의 유적이 발굴되었는 데 세례를 베풀 때 사용하던 물저장 탱크 및 교회터, 예수가 세례를 받았던 곳과 세례를 받은 후 성령이 비둘기 같이 내려왔다는 내용이 희랍어로 새겨진 모자이크 바닥 등이 발견되었다.
지난 2000년에는 교황 바오로 2세가 이곳을 방문해 정식으로 예수세례지로 인정하기도 했다.

 

   
▲ 사해 남단 바위산에 위치한'롯의 동굴'. 기독교 성지지만 이정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찾아가는 길이 쉽지 않다. 아랍의 조상으로 알려진 롯이 피난한 동굴은 기념비 정도만 남아 있다.


'마케루스 궁터'… 세례요한 순교한 유대 헤롯대왕의 여름궁궐

암만 남족 32km 지점의 마다바에서 왕의 대로를 따라 12km 남하하면 길 오른쪽에 무까이르(마케루스·Mukawir 또는 Macherus)로 가는 표지판이 있는데 그 길을 따라 약 22km를 직진하면 산 정상에 헤롯대왕의 여름궁궐 '마케루스'가 나온다.
이곳은 최초로 알렉산더 야나이에 의해 요새로 세워졌으나(BC103-76), 로마의 폼페이우스 장군이 파괴한 후 헤롯왕에 의해 중축되었던 곳으로 바로 세례요한이 순교(AD 26)한 곳이다.
2000년전 유대 헤롯왕은 자신의 죄악(동생을 죽이고 동생의 아내를 취한 잘못)을 회개하라고 외치는 세례요한을 이곳에 가두었다가 생일날 그의 딸 살로메의 춤으로 인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무고한 세례요한을 이곳에서 목 베어 죽였다.
산 정상에는 궁터와 물저장 탱크 등의 유적이 남아있으며, 산 중턱에 세례요한이 갇혀 있었던 감옥(굴)이 아직도 보존되어 있다.


'움케이스'… 귀신들린 병자 살리기위해 돼지 2천마리 희생

움케이스(Umm Qais)는 암만 북쪽 110km지점에 골란고원과 갈릴리 호수를 마주보고 있는 신약시대의 가다라 지방이다.
BC 218년 안티오쿠스 3세에 의해 도시가 세워지고 BC 63년에 폼페이우스에 의해 데카폴리스중의 하나가 되었다. 특히 이곳은 예수가 군대 귀신들린 병자 한사람을 살리기 위해 돼지 2천마리를 몰사시킨 곳으로 비잔틴시대 전후의 초기 예배당과 도시 유적이 많이 남아 있다.
주변에 함마라는 온천이 있어 더욱 유명한데 암만에서 남쪽으로 70km 지점, 사해동쪽 4km 지점에 위치한 온천으로 특히 해저 150m지점에 위치한 계곡의 현무암 사이에서 솟아나와 폭포로 쏟아지는 곳이다.
온천의 평균 수온은 약 섭씨 55.5~60도이며, 황염이 다량 내포되어 피부병 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약 2천년전 예수 당시에 헤롯왕이 피부병 치료차 자주 목욕을 즐긴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지금도 수많은 방문객들이 피부병 치료 또는 폭포가 되어 낙하하는 온수의 맛사지를 받는 독특한 경험을 위해 많이 방문하고 있다.

 

   
▲ 비잔틴시대 전후의 초기 예배당과 도시 유적이 많이 남아 있는'움케이스'전경.


'사해'와 '롯의 동굴'… 소돔과 고모라 멸망후 롯의 피신지 … 아랍 '외면'

1924년 사해 동남쪽에서 BC 2500~2000년전의 유물이 발견됐다. BC 2000년 전까지는 주거지였으나 갑자기 폐허가 된 곳으로 성경에 나오는 소돔과 고모라일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이다.
사해의 남단 사피지역 동쪽 산자락에는 구약성경에 나오는 롯의 동굴과 AD 4~5세기경 세워졌던 비잔틴시대의 교회 터가 남아있다. 성경은 아브라함의 조카 롯이 소돔과 고모라가 멸망할 때 이곳으로 피신하여 그의 두 딸과의 사이에 낳은 자손이 모압과 암만족속의 조상이 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아랍의 선조(성경상)인 셈이지만 아랍쪽에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톨릭에서 교황까지 찾아와 성지로 인정했지만 표지판조차 부실한 곳이었다. 별다른 유적도 없다. 도망친 롯이 생활했다는 동굴과 옆에 뒤늦게 만들어놓은 기념교회가 전부다.


요르단=인천일보-인하대 실크로드탐사취재팀
/조태현·남창섭기자 csnam@itimes.co.kr
/허우범 인하대 홍보팀장 appolo21@hanmail.net
/취재협조=주레바논 한국대사관·주요르단 한국대사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