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나 첫 사랑의 추억이 있다. 각자 사랑의 방식이나 경험은 다르지만 간직된 기억만큼은 이 세상 무엇보다 아름답기 마련이다. 게다가 세월이 지나면 지날수록 더욱 아련해 지기까지 한다. 하물며 그 배경과 대상이 훌쩍 떠난 타국에서 만난 낯선 사람과의 짧은 인연이라면 꿈과 같이 환상적인 모습은 더욱 진하게 각인된다.

 

   
 


화 '김종욱찾기'는 우리 모두가 가지고 있는 바로 그 '첫 사랑의 환상'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우(임수정)는 인도 배낭여행 중 만난 첫 사랑 남자를 못 잊어 자신에게 청혼을 한 남자도 거절한다. 공연장의 무대감독인 지우는 무뚝뚝하고 털털한 남자 같은 성격을 갖고 있지만 10년 전 만난 '그'를 늘 가슴에 품고 산다.
지우의 아버지는 첫 사랑인지 뭔지 때문에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하는 딸이 안타까워 '첫사랑 찾기 사무소'를 찾아간다. 그 곳엔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건너는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는 기준(공유)이 기다리고 있다.
2:8머리를 고수하는 깔끔한 성격에, 철저하고 치밀한 계획 속에서만 움직이며 자신의 원칙에 어긋나면 불안해하는 소심한 남자 기준은 지우의 첫 사랑을 찾기 위해 수천 명의 김종욱을 찾아 나선다.
이 작품은 2006년 초연돼 1천300회 동안 36만 관객을 동원한 동명의 국내 창작뮤지컬이 원작이다. 뮤지컬의 극본과 연출을 맡았던 장유정 감독은 영화감독으로 데뷔하며 직접 메가폰을 잡았다. 장 감독은 노래와 춤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는 뮤지컬 영화가 아닌 로맨틱 코미디의 극영화를 선택했다.

   
 

그는 각 캐릭터들의 성격적·직업적 특성을 보강하고 영화의 장점인 영상의 아름다움을 부각시켜 무대라는 제한된 공간이 가질 수 있는 표현의 한계를 극복, 더욱 풍부한 이야기로 재탄생시켰다.
영화는 지우의 현실과 김종욱을 만났던 인도에서의 시간을 수시로 오버랩 시킨다. 관객은 지우의 기억을 따라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아름답고도 행복한 시간여행을 한다. 특히 건물 벽면을 모두 푸르게 칠해 '블루시티'라는 별칭이 생긴 조드푸르의 이국적이면서도 낭만적인 도시풍경은 첫사랑이란 단어와 함께 설렘의 감정을 배가시킨다.

   
 

그러나 김종욱 찾기가 결국 말하고자 하는 것은 변해가는 두 남녀를 통해 투영되는 새로운 혹은 진정한 '사랑찾기'다. 늘 마지막, 끝을 내는 게 두려워 소설의 마지막을 읽지 않고, 좋아하는 호두과자도 꼭 1개는 남겨놓는 지우는 기준과 시간을 보내면서 결론짓는 것에 대해 용기를 낸다. 실제로 경험하기 보단 자료에 의한 이론을 신뢰하는 기준 역시 무계획적이고 좌충우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 같은 지우를 만나면서 서서히 변화한다.
화는 두 사람을 지켜보는 관객에게 말한다. 처음 사랑만이 첫 사랑은 아니다고. 인연을 잡아야 운명이 된다고. 12월 9일 개봉. 12세 이상. 112분.
천영상위원회는 오는 30일 오후 8시 30분 인천CGV에서 '김종욱찾기-시민시사회'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김종욱찾기가 부평아트센터, 잠진도 선착장 등 인천 일대에서 촬영을 진행한 인천영상위원회 로케이션 인센티브 지원작이기 때문에 성사됐다.
인천영상위원회는 2008년부터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유감스런도시', '날아라 펭귄'을 상영하며 시민시사회를 진행해 왔다.
시사회 참석을 원하는 사람은 영상위원회 홈페이지지(www.ifc.or.kr)에서 오는 29일(월)까지 신청하면 된다. 032-455-7174 /
심영주기자 yjshim@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