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인천대'亞 최대도서관'됐으면
옛 인천대'亞 최대도서관'됐으면
  • 조혁신
  • 승인 201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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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화동 옛 인천대 건물을 창업보육센터와 시청의 부속청사로 재활용하는 방안이 논의된다고 한다.

오랜만에 참 잘하는 일이라 싶다. 우선 그렇게 추진하고 장기적으로 동북아 최대의 도서관을 세우는 방안을 연구하면 어떨까?

간석역으로 이사한 뒤 베란다 창으로 매일 옛 인천대 돔을 볼 때마다 대영도서관이 떠오른다. 대영도서관은 의외로 박물관과 잇대어 있었는데 체육관을 빼닮아 플로어에 열람석이 있고 스탠드에 서가를 설치한 모습이었다.

이 도서관에서 영국의 역사가 이루어졌음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얼마 전 퇴직교수가 평생 연구한 책을 처분할 길이 없어 오피스텔을 구하느라 고심하는 것을 보았다. 퇴직교수는 이제 일을 놓은 것이 아니라 평생 매인 직장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신의 창의를 집대성할 일생일대의 자리에 선 사람이다. 그분의 책과 자료와 책상을 옛 인천대의 한 방에서 다시 만날 수 있다면 우리가 그토록 목말라하는 '창의'(創意)를 얻어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분이 내제자(內弟子)를 두어 가르치고 또 함께 연구하면 도서관 관리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렇게 벌집으로 운영된 연구실도서관은 일정시간 시민에게 공개되고 체험학습의 마당이 되고 또 뒷날 이 도서관에 기증된다면 그 지적 재산은 얼마나 커질 것인가? 그렇게 해서 명문대가 된 것이 MBA로 유명한 피닉스다. 교수를 예로 든 것뿐 모든 분야에서 이런 유휴 창조력이 사장되고 있다.

학교가 좋다는 것은 전공과 생각이 다른 여러 사람들이 서로의 부족한 점을 질문하고 토의하여 '커다란 두뇌'를 만든다는 것이다. 우리가 선진국이라고 부르는 나라들은 모두 이 '커다란 두뇌'를 갖고 있다.

중국이 무서운 것은 10%도 안 되는 공산당이 아니라 14억 인구가 책을 읽고 있다는 점이다. 대학가의 책방을 도서성(圖書城)이라고 즐겨 부르며 저자들은 14억을 상대로 글을 쓰고 있다.

일본의 경제가 어떻다고 비아냥거리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들은 책을 읽으며 동요하는 빛이 없다. 스마트폰과 트위터는 대단히 중요한 사업이지만 그 저수지가 도서관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얼마 전 신문에 유능하고 깐깐한 부시장이 부임한다는 소식이 있었다. 청문회로 시끄러운 마당에 웬 소린가 했는데 옛 인천대를 '무조건 헐 것이 아니라 최대한 효율적 조정을 거쳐 예산 절감과 사업의 효율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한다. 거기에 긴 안목과 창의라는 등대를 향해 한껏 사고의 폭을 키워주셨으면 한다. 그러기 위해서 멀지도 않으니 1시간쯤 인천시립중앙도서관의 열람실에 앉아 보시고 '북경도서관'을 인터넷으로 구경하시면 어떨까?

/양효성(자유기고가)


양효성씨=서울에서 부산까지 조선의 옛길인 죽령대로를 두 달간 도보로 여행한 기록인 '나의 옛길 탐사기 1·2'권을 출간했다. 기원전 30년쯤 서한시대 말 환관 출신의 사유(史游)가 편찬한 한자교본 '사유 급취장'을 번역했으며, 이 책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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