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경쟁력을 흔히 1위 브랜드로 평가하기도 한다. 지역경제의 지속적 발전도 마찬가지로 인천이 얼마나 독특하고 앞서가는 기업이나 문화를 육성해내느냐에 미래가 달려 있다. 인천시민이 인사동에서 그림이나 민속을 더 즐긴다면 인천경제가 그만큼 서울에 흡수되는 것은 빤한 일이다. 남대문시장과 신포시장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국제부두나 인천공항에 내린 손님을 바로 서울로 보내면 그만큼 인천경제의 누수를 피할 수 없다. 어떻게 세계인의 이목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
중앙집권처럼 우리 의식의 흐름에 막대한 장애가 되는 것은 없다. 과정이야 어떻든 100년 근대는 그만큼 우리에게 주는 의미가 크다. 그래서 '근대화의 개항장인 인천에 한국초유의 근대문학관을 세운다는' 취지는 뿌리가 깊고 울림이 크다.
시립박물관에서 막을 내리게 될 '미리 본 한국근대문학관'은 인천중흥과 도약의 희망이다. '서유견문'에서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거쳐 염상섭의 '삼대'와 김동인의 '감자', 최서해의 '홍염',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 정지용의 '백록담', 윤동주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등등 한국인이면 교과서에서 읽었을 모든 작품의 초판본이 전시장을 채우고 있다. 백문불여일견 그대로 이 책들을 한 번만 본다면 10년의 문학공부를 단숨에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문화는 한 곳에 모여야 힘을 발휘한다. '장군의 아들'을 찍던 자리에 아트센터가 들어서고 전시회가 열리고 이제 문학관의 시낭송이 이어지고 작은 음악회가 열린다면 이웃 한중문화관과 더불어 아시아의 문화인들이 이곳에서 밤을 지새울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시서화삼절'(詩書畵三絶)이라는 말이 있는데 문학과 그림과 영화 그리고 노래의 '시화악삼절'(詩畵樂三絶) '한국근대문학관'이 인천의 상징이 되었으면 한다. 노벨문학상은 그 다음에 생각해도 늦지 않다. 인천대교와 SK야구가 1위 브랜드로 한국인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경제살리기에 도움을 주듯 '한국근대문학관'이 한국인의 자랑과 보람으로 성장하기를 정성으로 이웃과 힘을 모아 축원하자.

/양효성(자유기고가)

양효성씨=서울에서 부산까지 조선의 옛길인 죽령대로를 두 달간 도보로 여행한 기록인 '나의 옛길 탐사기 1·2'권을 출간했다. 기원전 30년쯤 서한시대 말 환관 출신의 사유(史游)가 편찬한 한자교본 '사유 급취장'을 번역했으며, 이 책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