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사의 초승달 지역'을 따라서2부 인류문명의 경이로운 발자취 시리아'1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다마스커스'


● 세계에서 단 두곳뿐인 미수교국 '시리아'
 

   
▲ 시리아 국민들은 대부분 이슬람을 신봉하지만 소수의 기독교 신자들도 만날 수 있다. 다마스커스 거리 곳곳에서는 전통복장인 차도르에 선글라스를 낀 여성들의 모습을 쉽사리 볼 수 있다. 젋은 여성들을 중심으로 서양문화 받아들이기 바람이 거세다.


한국에서 출발할 때부터 가장 걱정하던 곳이 바로 시리아다. 쿠바와 함께 전 세계 단 두 곳 뿐인 미수교국으로 테러발생 가능성이 높아 정부에서 여행경보 1단계인 '여행유의' 국가다. 서방세계에서 싫어하는 이슬람과 사회주의를 합쳐논 나라이기도 하다. 특히 북한에서 미사일 기술과 핵개발 기술을 도입했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이스라엘이 대놓고 폭격을 감행한 곳.
 

   
▲ '아나니야 교회'는 예수의 72명의 제자중 한 사람으로 사도바울에게 안수를 하고 그의 눈의 비늘을 떼어주었던 아나니야를 기념하는 교회이다.

이란과 함께 서방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핵심국가로 지금도 70년대 중동전쟁 당시 빼앗긴 골란고원을 되찾기 위해 이스라엘과 전쟁불사를 외치는 곳이라는 선입견이 바로 그것이다.
최근 개방정책으로 관광객 입국이 쉽다고는 하지만 수차례 검문은 피할수 없었다.
레바논 취재를 끝내고 시리아로 넘어가는 날. 새벽 5시에 호텔에서 나섰지만 시리아 입국까지는 늦은 오후에나 가능했다.
출국과 입국과정은 복잡했다. 먼저 검문을 받고 출국신고를 했다. 특이하게 자기의 이름은 물론 가족 이름, 아버지 이름까지 써야했다. 한참이 지난후에 출국 승인이 났다.
차를 타고 출국장을 나서다 다시 잡혔다. 한참을 옥신각신한 후에 빠져나올 수 있었다. 한 500m 가면 시리아 입국장이 나타난다. 거기에 시리아 가이드인 무하메드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여권을 모아 입국심사장으로 갔다. 다른 레바논이나 시리아 사람들은 10분 정도면 끝나는 입국절차를 우리 일행은 1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 그들의 관심은 우리가 진짜 관광객인지 하는 것이다. 한국에서 무슨 일을 하느냐며 꼬치꼬치 캐묻는다.
오랜 기다림 끝에 입국승인이 떨어졌다. 얼른 차에 올라 입국장을 통과하는데 다시 세관원이 잡아세우더니 아예 여권을 뺏어가버린다. 결국 운전기사가 나서 아는듯한 사람에게 인사를 건네며 여권 밑으로 뒷돈을 건네주고서야 해결됐다.


● 실크로드의 종착지 다마스커스
 

   
▲ 세계 4대 이슬람 교회인 다마스커스'우마이야 모스크'는 그 규모나 역사면에서 세계적인 건축물로 기독교, 순니파, 시아파의 공동 성지이다.

연일 40~50도를 오르내리는 폭염을 뚫고 시리아를 한바퀴 돌아 수도인 다마스커스에 도착했다.
다마스커스는 기원전부터 도시가 형성돼 약 4천년 전부터 고대중심도시로 성장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이다. 역사가 오랜 만큼 다양한 지배세력과 종교, 문화를 수용력이 뛰어나다.
예로부터 이 곳은 동양과 서양 세계를 위한 교통의 요지로 번성했다. 중국에서 출발해 장장 6천500㎞나 되는 실크로드가 끝나는 종착지이며 아라비아 반도 남부 지역에서 시작된 '향료길(Incense road)'이 끝나는 곳이기도 하다.
다마스커스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우마이야 모스크다. 기원전 수천년전에 이곳에 바알 신전이 처음 세워진 이후 로마 시대에는 주피터 신전, 비잔틴 시대에는 세례요한 기념교회, 이슬람 시대에는 우마이야 모스크로 계속 바뀌어 왔다. 바로 살아있는 종교 박물관인 셈이다.
취재팀이 찾은 날은 휴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람들로 넘쳐났다. 모스크에 들어갈때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며 태양에 달궈진 돌바닥을 통해 전해오는 뜨거움의 고통도 참아야 한다. 안쪽 광장에서는 유명한 공연이 벌어지고 있었다. 가이드인 무하메드는 이곳에서도 좀처럼 보기 힘든 이슬람 특정 종파의 공연이라고 한다.

 

   
▲ 이슬람의 영웅'살라딘'동상.


이곳이 더욱 유명한 것은 모스크 안에 예수님께 세례를 준 세례 요한과 시아파 순교자인 3대 이맘 후세인의 시신 일부가 보관되어 있는 장소가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기독교와 순니파, 시아파의 공동 성지이다.
다마스커스에는 이슬람 모스크 이외에도 수천년 역사에 걸맞게 기독교 유적들도 상당수 위치해 있다. 아나니야 교회는 예수의 72명의 제자중 한 사람으로 사도바울에게 안수를 하고 그의 눈의 비늘을 떼어주었던 아나니야를 기념하는 교회이다. 비록 작은 규모의 교회이지만 이슬람 세계에서 1천500년 동안 기독교의 숨결을 끈질기게 간직해 온 교회이다.
또 다른 유명한 교회가 있다. 바로 광주리 교회, 일명 사도바울 교회이다. 복음을 전파하다가 쫓기던 사도 바울이 창문으로 기어나가 유대인들을 피하기 위해 광주리를 타고 성벽을 내려왔다는 그 지점을 기념하여 세운 교회이다.


● 한국제품 인지도 급성장

 

 

   
▲ 시리아 휴대전화 가게에 전시된 한국제품들.

이곳에도 한국기업들은 활발하게 진출해 있다. 삼성전자와 시리아 STE(Syrian Telecom Est.)간 합작 회사인 STE-Samsung이 95년 설립된 이후 지난해에는 LG전자 레반트 법인(암만 소재)의 '다마스커스 지사'가 들어섰다. 로템(Rotem)도 임시 사무소 형태로 직원을 파견 중이다. 상사주재원과 유학생, 선교사 등 약 130여명 체류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들어 한국제품에 대한 이곳 국민들의 선호도는 점차 높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 자동차와 전자제품이다. 일본이 오랫동안 각종 유적탐사, 문화시설 지원을 아끼지 않으며 자동차와 전자제품을 팔고 있는 이곳에 한국이 뒤늦게 추격전에 나선 것이다. 특히 이라크전쟁으로 이라크에 수출됐던 한국자동차가 대거 넘어오면서 인지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 2천만원(관세가 200%가 넘어 꽤 비싸다)이 넘지않는 가격에 비해 성능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국가인지도는 아직 일본, 중국에 비해 떨어진다.
휴대전화는 노키아가 대세다. 상점마다 노키아 위주로 판매하고 있고 한쪽에 삼성제품이 보이는 정도다.
다만 다른 중동국가와 마찬가지로 이곳에서도 한국인들의 선교활동에 매우 민감해 있었다.
다마스커스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김차환씨는 "이슬람 성지에 모여 같은 옷을 입고 찬송가를 부르는 일부 단기 선교사들 때문에 이곳에 거주하는 모든 한국인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오랫동안 이곳에 살며 선교해온 선교사들까지 이들의 행동에 당황해 한다"고 전했다.


<시리아>

한국과 국교를 수립하지 않은 전세계 두개 나라중 한곳이다. 바로 쿠바와 시리아가 그들이다. 이들 국가 모두 북한과는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시리아의 정식 명칭은 시리아 아랍 공화국 (Syrian Arab Republic)이며 전체 인구는 약 2천만명으로 추산되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고대도시인 수도 다마스커스에는 450여만명이 모여 산다. 대부분 아랍민족이고 북부고산지역에는 쿠르드족도 상당수 있다.
지중해를 끼고 있는 서쪽지방은 아열대성 기후지만 북부고지는 추운 겨울날씨를 보이고 동쪽은 전형적인 사막기후를 나타내고 있다.
이슬람을 국교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대통령은 이슬람교를 믿는 사람만이 가능하고 수니파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고대종교인 시리아정교회가 지금도 존재할 만큼 기독교 신자도 많아 전 인구의 10%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리아는 이슬람국가이면서 사회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대통령이던 아버지가 사망하자 아들이 직을 승계한 부자세습국가로 북한과 닮은 점이 많다. 국교 미수립국가이지만 최근 개방화 추세에 따라 입국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다. 시리아 도착시 공항이나 국경지역에서 1개월짜리 관광비자를 발급해주고 있다. 다만 선교목적이거나 이스라엘 입출국 기록이 있을 경우 입국을 거부당한다.
이란과 함께 시리아는 중동 이슬람국가의 주축으로 미국, 이스라엘과는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남창섭기자 csnam@itimes.co.kr


레바논=인천일보-인하대 실크로드탐사취재팀
/조태현·남창섭기자 csnam@itimes.co.kr
/허우범 인하대 홍보팀장 app010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