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칼럼//


 

   
 

약 200년 전에는 강화, 교동, 영종, 부평, 인천 등지에 1만8천413가구 6만4천557명이 살았다고 한다.

2010년 3월 통계에는 약 100만 가구에 277만7천73명이 인천에 살고 있으니 그 사이 40배가 넘는 인구가 늘어났다.

270만이 안 되는 나라가 쿠웨이트를 비롯해 약 100개 국가 있는데 메가시티인 인천은 인구만으로도 당당한 세계국가의 하나라고 할만하다.

인천 사람들은 애향심이 없다는 말을 한다.

그러나 200년 사이에 늘어난 인구가 태생이 다른 바닷가나 산악지방이나 농촌에서 모여들어 풍속과 성향이 다를 수밖에 없다면 오히려 그 다양성이 인천의 현대적 모습일 수도 있다.

게다가 5만에 육박하는 외국인이 함께 살고 있다면 그 색채는 더욱 풍부해진다.

문제는 이 풍부한 색깔이 어떻게 조화를 이루어 하나의 의미를 만들어내느냐에 있다.

인천에는 개항장도 있고 차이나타운도 있고 또 동북아의 중심이 될 수도 있는 인천공항이 있다. 그 다양한 유동인구를 포함한다면 300만이 넘는 인천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문제는 이 모래알처럼 서로 다른 마음들이 어떤 공동체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인천의 상징이라는 두루미나 장미나 목련을 아는 시민도 드물고 또 쉽게 눈에 뜨이지도 않는다.

이보다는 우선 이웃에 눈을 돌리는 것이 중요하다. 개인 한 사람은 외롭지만 이웃에 눈을 돌리면 벌써 둘이 되고 힘이 생긴다. 몰랐던 사람을 알게 되면 그만큼 새로움을 느끼게 된다.

도서관, 박물관, 대학, 극장, 서점, 식당 등등이 300만 시민의 입에 오르내리게 되면 벌써 유명해지고 폭발적인 힘을 발휘하게 된다.

그런 마당과 마당의 운영자가 필요하다.

관심은 자극에서 비롯되고 그 자극의 마당이 '알림'이다.

그 소식을 언론이 맡고 있는데 시민들이 자신의 관심을 직접 그 마당에 들고 나오면 소통의 힘은 헤아릴 수가 없게 될 것이다.

시민의 한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입을 다물고 있었기에… 그 한마디 한마디가 생생하게 신문에서 울린다면 이웃의 무관심은 비로소 눈을 뜰 것이다. 그 소식은 이웃에서 이웃으로 전해지고 기록으로 남고 또 역사로 축적된다.

이번에 인천일보가 시도하는 시민이 만드는 '시민기자' 면은 비록 협소하지만 생생한 인천 역사의 새로운 시작일 수가 있다.

용솟음치는 시민의 궐기, 그런 힘으로 침체한 인천에 희망을 불어넣었으면 한다. 관심이 세상을 바꾼다면 무관심은 세상을 멈추게 한다. '독자가 만드는 신문은 민주주의의 꽃이다' 이 한마디를 '시민기자' 면에 드린다. /양효성(자유기고가)



양효성씨는 누구=서울에서 부산까지 조선의 옛길인 죽령대로를 두 달간 도보로 여행한 기록인 <나의 옛길 탐사기1·2>권을 출간했다. 기원전 30년께 서한시대 말 환관 출신의 사유(史游)가 편찬한 한자교본 <사유 급취장>을 번역했으며, 이 책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우수학술도서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