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청소부'/모니카 페트 글/안토니 보라틴스키 그림/풀빛

"선생님, 안 시키시면 어쩌실 뻔 하셨어요?"
"흐흐 그러게요"

   
 

인주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진 4주 동안의 독서 멘토링 교육이 오늘 끝이 났다.
A4용지를 나눠주며 강의에 참여하신 어머니들께 4강을 듣고 난 후 달라진 모습들이 있는지 자유롭게 써보시라 했다. 그야말로 펜가는 대로, 쓰고 싶은 대로 맘껏 쓰라고 했더니 '쓰는건 자신없는데' 하시면서도 이내 고개를 숙이고 진지하게 써가기 시작했다.

가족들과의 치열한(?) 주말을 보내고 오늘은 어떤 이야기를 주실까? 하며 화장을 하고 옷장도 뒤져가며 학교로 7cm 구두를(아이들하고 외출 시 절대 못 신 음!^^)신고 나옵니다.
항상 신랑 일 걱정, 아이들 생각에 자신 추스르고 꾸민지 한참 되었는데, 4주 동안 아침마다 꾸미고 나갈 수 있는 곳이 생겨 즐거웠습니다.
샘님의 허스키하면서도 내장까지 흔들리는 목소리를 들으면서 제 안에 잠재되어 있는 울림도 깨어나고 있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저녁 식사 후, 아이들과 때론 신랑과 운동을 하게 되었고, 더욱 친밀하고 활짝 웃고 있는 가족을 발견하면서 그 모습에 저도 기뻐지더라구요.
여기서 생기는 활력으로 지금은 제가 일할 곳이 어디 없나 하고 기웃대고 다닙니다. 샘님 말씀대로 제가 건강하고 행복해야 제 주변이 그렇게 변하는 것 같아요.

아저씨는 행복했어. 자기 직업을 사랑하고, 자기가 맡은 거리와 표지판들을 사랑했거든. 만약 어떤 사람이 아저씨에게 인생에서 바꾸고 싶은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면 "없다."라고 대답했을 거야. 어느 날 한 엄마와 아이가 파란색 사다리 옆에 멈추어 서지 않았더라면 계속 그랬을 거야.
"엄마, 저것 좀 보세요! 글루크 거리래요!"
아저씨가 막 닦아 놓은 거리 표지판을 가리키며 아이가 외쳤어.
"저 아저씨가 글자의 선을 지워 버렸어요!"
"어디 말이니?"
엄마가 깜짝 놀라 위를 쳐다보며 물었어요.
"저기요. 글뤼크 거리라고 해야 하잖아요?"
독일어로 글루크는 아무 뜻이 없지만 글뤼크는 '행복'이란 뜻이 있거든. 엄마가 대답했어.
"그렇지 않아. 글루크가 맞단다. 글루크는 작곡가 이름이야. 그 이름을 따서 거리 이름을 붙인 거란다."

강의 첫날,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든 도서관에서 자원 활동을 하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오래오래 즐겁게 하려면 내가 행복해야한다. 그러려면 여자들의 로망인 예쁜 여자가 되어야한다.
아침마다 화장실에서 큰소리로 거울 보며 "나는 예쁘다. 정말 이쁘다." 그렇게 큰소리로 매일 외쳐라. 새털처럼 말했지만 엄마들이 자존감을 갖길 바랬기에 전달함에 있어서는 무쇠솥이었다.
"선생님, 저 진짜 예뻐졌죠? 샘 말씀 대로 강의 첫 날부터 매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화장실로 달려가서 거울 쳐다보며 나는 예쁘다. 어쩜 이렇게 예쁘냐하고 외쳤더니 진짜 예뻐진거 있죠? 와 진짜 신기해요."
수줍게 나를 쳐다보며 환하게 웃는 그녀, 그녀는 정말 예뻤다.





● '김인자의 그림책읽기'는 오늘을 끝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그동안 성원해주신 독자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