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대로 골라보는 재미'쏠쏠'
   
▲ 사악한 거리


'제1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이하 피판)가 15일 화려한 막을 올린 가운데 16일부터 본격적인 상영에 돌입한다. 16일엔 부천 CGV와 프리머스 소풍, 부천시청,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30여 작을 선보인다. 주말인 17·18일엔 각각 60여 편을 상영, 편성표를 보는 영화팬을 즐거운 고민 속에 빠뜨린다.

▲16일(금)

오전 11시 부천 시청에서 피판의 유일한 경쟁부문인 '부천초이스' 중 타카마츠 신지의 애니메이션 '은혼'을 감상할 수 있다. 사무라이 액션부터 코미디, SF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스토리에 독특한 캐릭터들은 아이뿐 아니라 어른들도 은혼의 매력에 빠져들게 한다. 배경은 외계 침략으로 사무라이와 인터넷이 공존하는 에도시대다. 해결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긴토키에게 도난당한 검을 찾아달라는 의뢰가 들어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또 다른 경쟁작 '괴물들'은 오후 2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만나볼 수 있다. 250개가 넘는 효과를 만들어 낸 시각효과 디자이너로 유명한 가렛 에드워즈 감독이 연출한 이 영화는 초 저예산 SF 영화로 북미에서 찬사를 받았다.

오후 8시 프리머스 소풍에선 스위스 최초의 장편 SF '카고'를 상영한다. 취리히 예술대학 졸업 작품 '노미나 도미니'로 '말라가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외국어단편영화상을 수상한 이반 엥글러의 첫 번째 장편영화다.
이 밖에 부천 CGV에서는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 1·2·3'과 '부천초이스' 단편 부문이자 이두용 회고전인 '돌아온 외다리' 등을 상영한다.

▲17일(토)

영화제 첫 주말인 17일엔 '판타스틱 단편 걸작 4·5'을 부천 CGV에서 선보인다. 11시에 시작하는 걸작4에선 '클럽 레인보우' '작두 편의점' '넬리와 리오' '껍데기' '네가 나에게 피었다'를 연달아 상영한다. 클럽 레인보우는 자장면 배달부 진수와 쇼걸 이브의 이야기다. 넬리와 리오는 숲 속을 헤매던 두 소녀가 감옥을 탈옥한 일급 범죄자를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다.

2시부턴 걸작선5가 관객을 찾는다. 평범한 시골동네에서 태어난 로봇 돼지 때문에 일어나는 좌충우돌 이야기 '사이보그 돼지'와 우연히 떠내려 간 무인도에서 발견한 문 뒤에 숨겨진 술집과 그 속에서 벌이지는 미스터리를 다룬 '신체발부수지부모'를 상영한다. '간만에 나온 종각이' '수다쟁이 피라냐' '완벽한 그이'도 함께 만나 볼 수 있다.

부천시청에선 밤 11시부터 새벽 3시 51분까지 '심야!톡 상영+심야상영'을 진행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의 신화 '기동전사 건담'시리즈를 만들어낸 토미노 요시유키를 직접 만나 건담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는 시간이다. TV 애니메이션으로 시작해 30년 동안 하나의 문화를 만들어낸 건담 시리즈 중 '기동전사 Z건담 1·2·3'를 같이 감상할 수 있다.

'부천 초이스' 단편부문 2에선 벽 하나를 둔 이웃 남녀의 갈등을 그린 '라인'과 함부르크를 향해 가던 변호사 크리스가 끔찍한 사고를 목격하면서 예상치 못한 일에 휘말리는 '로드킬', 상습밀렵군들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로운 존재와 맞서는 '뫼', 밤마다 악몽에 시달리는 아이를 지키기 위한 엄마의 사투를 다룬 '마더'를 상영한다. 고대 악마를 발견하게 되는 미군 이야기 '로드 투 몰록'과 여름휴가를 갈 여력이 없는 빈곤한 연금 수령자들의 슬픈 현실을 다룬 '달콤한 바캉스'도 이어 선보인다.

▲18일(일)

전 세계 장르영화의 신작을 만날 수 있는 피판의 핵심 섹션 '월드 판타스틱 시네마' 중 '골든 슬럼버'를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2시에 상영한다. 선량하고 순진한 청년 아오야기는 어느 날 갑자기 총리 암살범으로 몰리면서 도망자 신세가 된다. 아무 잘못도 없지만 무시무시한 공권력과 미디어의 힘은 그를 범죄자로 만들어 버린다. 이 작품은 '마왕'·'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 이사카 코타로와 '제너럴 루즈의 개선'·'피시 스토리'로 지난 해 피판을 찾았던 나카무라 요시히로 감독이 함께 만든 영화다.
오후 2시 프리머스 소풍에선 '사악한 거리'를 선보인다. 현재 세르비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다이내믹한 삶을 조명하는 블랙 코미디다.

저녁 8시엔 개성적인 영화로 비도덕적 컬트영화의 거장이라 불리는 가스파 노에의 신작 '엔터 더 보이드'를 상영한다. 인생의 괴로움을 방황과 마약으로 풀어내는 젊은이와 그의 여동생, 그리고 주변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1인칭 시점의 영화는 독창적인 화면으로 '2009칸영화제' 경쟁부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다. 상영작 시간표 확인 www.pifan.com. 032-327-6313

/심영주기자 blog.itimes.co.kr/yjsh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