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인보다 열정 … 대물림 체계적 준비
"정보 네트워크 회원간 결속력 강화"
 
"사람들은 보통 가업을 잇는다고 하면 단순히 회사나 특정 지위를 대물림한다고 생각하죠.

하지만 여기엔 창업주가 평생 몸바쳐 일군 일터와 땀흘려 일하는 근로자를 책임진다는 속뜻이 담겨 있습니다."

초대 한국가업승계기업협의회 인천분회장에 오른 김현준 성남기업㈜ 부사장(사진·37)은 2세 경영인을 바라보는 우리사회의 고까운 시선부터 바꾸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가진 자의 삶과 무임승차, 온실 속 화초, 경영철학 부재 등 그동안 2세 경영인을 조롱하던 수식어는 모두 옛말"이라며 "요즘 2세들은 회사를 가족기업으로 여겨 전문 경영인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현장 경험을 쌓는 등 매일 같이 치열하게 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그도 처음부터 경영에 인생의 목표를 둔 건 아니었다.

대학에서 토목·건축을 전공한 뒤 미국에서 이 분야 전문가 과정을 밟던 중 미국기업의 패밀리 비즈니스(가업승계) 문화를 접하면서 생각이 크게 변했다.

결국 그는 목수였던 할아버지와 한평생을 목재·창호 제작에 바쳐온 아버지의 뒤를 잇기로 결심했다.

이에 김 분회장은 지난 2003년부터 본격적인 경영 수업을 받으며 올해로 창립 75돌을 맞는 우리나라 최대 장수기업인 성남기업을 이끌고 있다.

인천지역 2세 경영인 모임 대표가 된 그의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김현준 분회장은 "올해부터 인천 중소기업 1세 경영인들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기업의 절반 이상이 10년 안에 가업승계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제대로 준비하지 않은 채 가업을 물려받으면 여러가지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가업승계를 인천분회의 최우선 목표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를 위해 회원간 결속력 강화와 상호교류, 기업탐방 및 경영전략 포럼 개최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일 것"이라며 "특히 서로 다른 업종 사이의 정보화 네트워크를 탄탄히 구축해 인천 중소기업 발전과 건전한 2세 경영인 문화를 만드는 데 힘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황신섭기자 hs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