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정가의 최대 관심사인 인천시장 선거 분위기가 과열 비방전으로 혼탁 양상을 보이고 있어 우려스럽다. 한나라당의 안상수 후보와 민주당의 송영길 후보가 후보로 확정된 시점부터 공공연히 약속했던 정책대결 기조가 빗나간 채 기여코 두 후보 사이의 '경쟁'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곧잘 정책대결을 펼치며 지역의 당면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들을 제시하는가 싶더니 급기야 비방전으로 돌변한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유권자는 상대를 헐뜯기보다 정책대결을 기대한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된다.

비방전은 안 후보 측이 선대위 발족식에서 송 후보가 국회의원 8년 동안 지역에 가져온 특별교부세가 16억원에 불과하다며 지역일꾼으로서 무엇을 했는지 의아스럽다는 지적과 함께 인천경제구역에 대한 이해를 위해 송 후보는 공부가 더 필요하다는 '뼈있는 얘기'를 한 게 불씨가 된 모양이다. 이에 대해 송 후보 캠프에선 징맹이고개 연결사업(148억원), 계양도서관 건립사업(120억원) 등 3대사업에 투입된 국고의 대부분을 끌어왔다며 계양구 주민들에 대한 모욕이라고 반박했다. 나아가 송 후보 측은 안 후보가 엊그제 후보자 토론회에서 "수준이 좀 못 미치는 교원도 올 수 있지 않을까"하는 발언을 문제삼아 교원들의 역량을 폄훼했다며 역공에 나섰다. 정책제시보다 상대를 깎아 내리겠다는 저급한 상호작용이어서 볼썽사납기만 하다.

지방선거 22일을 앞두고 본격적인 선거전과 함께 '1인 8표제'가 뜻하듯이 후보가 난립하면서 과열과 혼탁, 비방전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터다. 하여 광역단체장 선거가 모범을 보이지 못한다면 지방정치의 선진화를 기대할 수 없는 이유다. 그래서 인천시민의 삶의 질, 복지, 교육, 환경 등 시정 현안을 놓고 후보들 간에 치열한 토론과 공방이 이루어져야 한다. 공약과 정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 그렇다고 표와 인기만을 노리고 선심 공약을 남발했다가는 유권자로부터 패배의 심판을 받을 것이다. 안후보와 송후보는 깨끗하고 정정당한 선거에 모범을 보여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