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작가 최종규 인천을 담다
사진작가 최종규가 말하는 골목길은 보통 두 가지 주제로 카메라 앵글에 담긴다. 하나는 골목길에서 뛰노는 아이들과 해바라기를 하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모습이다. 다른 하나는 잊혀지거나 사라지거나 쫓겨나거나 무너지는 골목동네의 모습이다.


오는 7월31일까지 인천 배다리 헌책방거리 책쉼터인 '나비 날다'와 '배다리, 작은 책, 시가 있는 길'에서 열리는 '골목빛, 골목동네에 피어난 빛깔'전은 최종규가 바라본 배다리 지역 정겨운 골목길을 만나는 자리다.

최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골목동네에서 태어나 자라고 아이를 낳아 기르면서 보고 느낀 것들을 담은 자신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의 사진 속에는 다른 지역에서는 결코 만날 수 없는 인천 골목동네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이 존재한다.
낡은 골목집 문패, 나무전봇대와 꽃그릇, 바닥돌과 문간 타일에 묻은 세월의 더깨와 같이 깔끔한 아파트에서는 절대 맡을 수 없는 인간적인 향기가 묻어난다.

좁은 골목길 안에서도 우람하게 자란 나무와, 골목집 창문·창살에 배인 눈, 비, 바람, 햇살 그런 모든 것들이 네모난 프레임 안에서 정겹게 호흡하고 있다.

최종규가 발견한 인천의 골목길은 그래서 부산과 다르고 목포, 강릉의 그것과도 천양지차다. 작업과정에서 느낀 감정 또한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인천의 골목동네를 찾아다니며 웃음 짓거나 눈물을 흘렸고 앗, 어, 아 와 같은 감탄사를 내뱉었습니다. 사람들이 들고 나는 숨길을 헤아리며 제 고향마을이자 제 삶터인 인천 골목동네를 차분히 돌아보며 손자국을 냈습니다."

그는 또 자신처럼 골목길에 사는 사람만이 골목길을 찍을 수 있다고 말한다.

"골목동네 사람이 아닌 아파트숲 사람이 우리 동네에 와서 찍은 사진을 보고 흠칫 놀랄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 분들이 찍은 사진은 도무지 우리 동네 모습이 아니었거든요. 우리 동네를 이토록 엉터리로 담아서 엉터리로 보여줄 수 있는가 궁금했습니다."

이번 전시에서 남은 수익금은 배다리 책방골목마을을 일구는데 쓸 예정이다. 011-341-7125

/김진국기자 blog.itimes.co.kr/freebi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