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논단 ▧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지역을 살리는 최대 동력으로 '교육'을 꼽아 경쟁적으로 교육지원에 나서고 있다. 교육청에만 맡겨뒀던 교육을 지자체가 직접 챙기면서 '지자체 발(發) 교육전쟁'에 불이 붙었다.
지난 4월27일 교육개발원에서 발표한 전국 230개 기초자치단체별 학교지원금에서 경기과천시가 1위로 학교당 평균지원액이 지자체 전체 예산액 대비 2.7%인 5억2천588만원으로 나타났다. 2위는 서울강남구, 3위는 경기성남시였다. 지자체의 '학교지원금'은 중앙정부의 교육예산(교사인건비+학교사업비)과는 별개로, 지자체가 관내 공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해 교육현장에 투자하는 예산이다.
5년전만 해도 경기화성시의 가장 큰 고민은 우수학생들이 인근 수원시로 빠져나가는 것이었다. 화성시는 지역을 살리기 위해 '교육카드'를 꺼내 들었다. 2002년 15억원이던 '학교지원금'을 2006년 112억원, 2009년에는 250억원으로 늘렸다.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 9개 중고교의 기숙사 건립, 지역내 초중고교에 원어민교사 1명 이상 배치 및 교사들의 기숙사 내 학생지도 등이었다. 그 결과 2007년 기숙사가 건립된 병점고는 올해 신입생의 43%가 타지역 출신이며, 인구 50만 미만의 시 중 학교교육 투자액 1위를 기록했다.
경기군포시의 시정(市政)에서도 교육은 최우선 순위로 올라 있다. 20년 된 신생도시로서 시민들의 지대한 관심과는 달리, 안양·과천·의왕 등 특목고가 있는 인근 '특목고 벨트'에 둘러싸여 우수학생을 빼앗기고 있었기 때문이다. 군포시는 '교육 1번지'의 모토로 연간 교육예산을 70억원씩 투자하여 원어민교사 배치, 학교환경 개선, 학원수요를 줄이기 위한 '명품학교 사업'을 추진한 결과, 우수학생이 몰리는 학교들이 생겼다. 결국 "학교가 좋아지면 집값이 오르고 시민들이 살 맛이 날 정도로 지자체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를 실감하고 있다.
서울강남구는 지난해 69개 자치구 중 가장 많은 예산을 교육에 투자했다. '사교육 1번지'라는 오명을 씻고 '공교육 1번지'를 만들기 위해 강남구는 2006년 50억원이던 '학교지원금'을 작년에 25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16개 고교를 특목고에 버금가는 학교로 만드는 '명문고 프로젝트'에 17억원을 투자하고, 교육기자재 개선에 72억원을 투자한 결과 인구 50만 이상의 시 중 학교교육 투자액 2위를 기록했다. 경북고령의 경우, 매년 200여명의 학생이 떠남에 따라 교육환경 개선과 방과후 학교 등에 예산을 투입하자 이제는 떠나는 학생이 한명도 없다고 보고되었다.
과연 인천은 어떠한가. 인구측면에서 볼 때 대한민국 제3의 도시임에도 인천은 시민이 다 아는 바와 같이 교육투자나 교육환경이 매우 열악하다. 교육개발원 발표에서 인천시 중에서 그나마 교육투자가 가장 앞선 지역은 136위의 중구로 교육투자액이 학교당 7천599만원(1.5%)이었고, 143위의 연수구가 7천356만원(1.7%), 159위인 동구가 6천620만원(1.0%)이었다. 또한 171위의 강화군이 5천771만원(0.7%), 179위의 남구는 5천75만원(1.0%), 184위인 서구가 4천892만원(1.2%), 194위인 옹진군이 4천334만원(0.3%), 195위인 계양구가 4천303만원(1.3%), 197위인 부평구가 4천203만원(1.1%)으로 거의 하위권이다.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인천에도 선거열풍이 대단하다. 어떤 후보는 송도나 청라신도시 등 아파트 단지로 늘어난 인천의 발전을 강조하고 있다. 또 어떤 후보는 과잉개발 일변도의 신도시와 구도심과의 균형발전에 문제점을 제기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 인천시민은 가장 중요한 과제가 무엇인지 그것을 정치가에게 요구할 필요가 있다. 그것은 첫째도, 둘째도, 셋째도 과감한 교육투자와 공교육 활성화이다. 결국 지자체 의지가, 아니 지자체장의 의지와 관심에 따라 공교육에 대한 투자가 천차만별이고, 이는 곧 해당 지역 학교 교육의 경쟁력 차이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공교육 활성화를 위한 경쟁이 지자체 장 선출에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최순자 인하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