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녀간 갈등과 그리움 담아
한국 문학계의 거장 고은 작가의 원작 소설 '만월'을 영화화한 '7월32일'(진승현 감독)이 개봉했다.
'7월32일'은 아버지와 딸의 어긋난 인연을 바탕으로 갈등과 왜곡으로 얼룩진 가족의 불행을 추적한다. 탁 트인 부산의 절경 또한 영화 보는 재미와 감동을 더 해 준다.
1987년 7월 31일 경찰에 쫓기던 아버지가 딸을 사창가에 맡기며 내일 데리러 오겠다는 약속을 한다. 어린 딸에게 내일은 7월32일이다. 달력에 나와 있지 않은 날을 의미하듯 영화 속에서 딸과 아버지의 만남은 계속 어긋나기만 한다. 딸에게 7월32일은 아버지를 기다리고 기다려도 오지 않는 멈춰버린 시간이다.
고은 작가는 "내 소설이라고 하지만 이는 씨앗 일뿐이고 영화를 통해서 꽃을 피웠다. 한국 근대문학에서 아주 고전적이라고 할 수 있는 리얼리즘의 세계를 펼쳐준 이 영화는 요즘의 또 다른 영화와는 별도로 아주 진지했다"고 호평했다.
정통 연기파 배우 박은수와 김정균의 찰떡 호흡이 명연기로 이어졌다.
드라마 '전원일기', '대장금', 영화 '각설탕'을 오가며 최고의 연기를 보여온 박은수가 2년여간의 공백을 깨고 복귀작으로 '7월32일'을 선택했다. 박은수는 작품에서 딸 꽃님을 집창촌에 맡겨뒀다가 형사에게 체포돼 징역살이를 살고 나와 다시 딸을 찾아나서는 만수 역을 열연했다.
/김포=박건준기자·강현숙기자 (블로그)kang78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