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의 창
강화조력 건설문제로 인해 교동도 주민들에게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교동도와 강화도 사이의 거센 물살이 조력댐으로 인해 막혔을 때 교동평야를 감싸고 있는 둑이 무너질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다. 기우에 불과하다는 주장에 대해 주민들은 현재 건설 중단된 교동대교와 교동도 북쪽 해안가에 즐비하게 놓여있는 갈빗살 제방을 예로 든다.

뛰어난 쌀생산량을 자랑하는 교동도의 평야는 예전에는 갯벌이었다. 조선후기부터 강화도와 함께 교동도의 매립이 본격화되는데 이즈음부터 교동도와 북한의 연백이 경쟁적으로 매립을 시작한다. 북쪽의 연백에서 농경지를 조성하기 위해 제방을 쌓아 매립을 하면 그 영향이 곧바로 교동에 미쳤다. 연백에서 제방을 쌓으면 조류가 심하게 변했고, 바뀐 조류의 거센 흐름이 교동평야를 삼켜버렸다. 그래서 교동도에 갈빗살 모양의 제방이 만들어지게 되었다는 것이 주민들의 설명이다.

수 십개의 갈빗살 제방들이 흐름을 조절하여 균형을 찾기까지는 수백년의 세월이 걸렸다. 교동에서 태어나고 자란 주민들은 교동의 물길을 막아서는 안된다는 원리를 몸으로 체험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바로 이 지역에 강화조력발전소를 위해 댐을 건설한다니 지역주민들이 물길과 유속이 어떻게 변할지 몰라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지사이다. 주민들은 교동도와 강화도 사이의 물길을 막으면 둑이 무너지고, 교동평야가 쓸려나갈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또 현재 건설이 중단된 교동대교 공사는 이 지역의 거센 물살을 우습게 보지 말라고 대변하고 있다. 2008년 착공한 강화도와 교동도를 연결하는 연륙교공사는 난항을 거듭하다 현재 중단됐다가 재개된 상태이다. 거센 물살이 교동대교 공사를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말 시공을 맡은 업체가 갑자기 해상공사를 중단해 버렸다. 빠른 조류 때문에 바닷속 가설말뚝 시공이 도저히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스스로 포기하고 장비를 철수해 버렸다. 고정해 놓은 말뚝이 하루 새 1.5m가 움직이고, 1천500t급 바지선도 거센 물살에 고정되지 않아 결국 철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당초 초속 2.1m로 예측된 유속도 실제 3~4m에 달했다고 한다.

그런데 현재 건설되고 있는 교동대교 위치가 바로 강화조력 제1댐 위치와 일치한다. 그리고 바로 이 지역이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이 흘러나가는 길목이다. 3대강에서 흘러나온 물은 염하수로와 석모수로, 교동위쪽 수로로 흘러간다. 그런데 강화조력발전은 이 3개 수로 중 가장 유량이 많은 석모수로를 막겠다는 계획이다. 강물이 흘러나오는 입구를 틀어막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강화조력발전소 건설은 교동도뿐 아니라 북한의 연백지역 그리고 김포지역까지 엄청난 재난을 예고하고 있다. 교동주민들은 제방이 여기저기 터질지도 모른다는 공포까지 안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조력발전소 건설을 추진하는 한국해양연구원과 발전사업자는 강화조력발전소가 홍수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엄한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이렇게 조력발전 건설문제로 갈등을 빚게 된 근본적인 원인제공자는 인천시다. 인천시가 조력발전건설의 첫번째 조건인 입지조건조차 파악하지 못한채 대우건설의 제안을 덜컥 받아들이고 강행일변도로 사업을 추진해왔기 때문이다.

인천은 이미 갯벌매립을 위한 방조제 건설이 해양환경에 미치는 악영향을 뼈저리게 겪었다. 십여년이 흐른 지금도 갯벌이 쓸려나가고 해안이 침식하고 해류가 바뀌고 해저지형이 변하는 등 인천해양 전반을 뒤흔들고 있다. 강화조력발전소와 인천만조력발전소의 건설 예정지인 강화해역은 남한에서 현재까지 온전하게 보전된 유일한 하구역 갯벌이다. 한강과 임진강, 예성강의 담수가 유입되는 지역으로 수천년에 걸쳐 해안환경이 형성된 곳이다. 이 지역의 조력발전 건설은 우리가 예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큰 재앙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이혜경 인천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