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치현장 ▧ 가기목 인천시 서구 부구청장
2007년 4월 쿠웨이트에서의 2014년 아시아경기대회 '인천' 유치확정 환호성이 아직도 귓가에 여운이 남아 있는 가운데 이곳 서구지역에도 개폐회식과 육상이 진행되는 주경기장을 비롯해 6개의 경기장이 들어서게 돼 준비에 여념이 없다.

그러나 주경기장 바로 인근에는 1992년부터 폐기물 반입을 시작한 600만평의 세계 최대 수도권매립지가 위치해 1일 1천500여대, 약 1만6천t의 쓰레기를 매립하고 있어 매립지 주변은 물론 서구 전지역이 쓰레기 처리로 인한 소음, 분진, 악취, 각종 오염과 도로 파손 등의 환경피해로 수십년간 고통을 받고 있고, 그 고통을 계속 감내해야 하는 것도 서구 주민의 몫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서구 주민들은 이제 쓰레기매립지를 과거 혐오시설에서 청정매립지로 탈바꿈해 세계적 환경관광명소로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자산으로 변모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와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에서도 그동안 단순매립장에서 환경에너지타운 및 녹색관광명소 조성을 통한 '영구적인 매립지'를 표방, 이를 위한 중장기 계획을 수립해 추진중에 있다. 서울시 입장에서 보더라도 쓰레기 처리를 위한 매립지 또한 이곳 서구의 수도권매립지밖에는 따로 대안이 없다고 본다.

그러나 서구의 입장은 다르다. 당초 쓰레기 매립 협정기간이 2016년 종료되기를 희망하며, 2044년까지 매립기간의 연장과 관련해 환경피해에 대한 대책 마련과 주민의견 수렴절차 미이행, 매립기간 연장으로 인한 주민의 고통, 매립지 관련 비용분담 및 수익 배분의 불공평, 서울시의 이익 추구와 관련한 편협적이고 비협조적인 태도 등을 이유로 매립기간을 연장 승인하는 것은 '절대 불가' 입장이다.

더욱이 1989년에 맺은 수도권매립지 건설 및 운영사업에 대한 협정서에 의하면 '쓰레기 매립이 완료된 토지의 처분에 의한 수익금은 소유자가 용도를 결정하되 쓰레기 매립지 조성사업에 우선 사용'하여야 함에도 서울시는 약 1천1백억원의 매립지 매각대금 전액을 세입예산으로 처리하고자 하며, 그간에 몇차례 세입으로 처리한 바 있다.

또한,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에 필요한 수도권매립지내에 골프장을 제외한 드림파크 경기장의 건립에 대해서도 비협조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은 서구 주민의 희생만을 강요하는 것으로 인식돼 서울시 매립지 매각대금에 대한 매립지 친환경 건설비용등의 재사용 및 인천시와 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는 아시아경기대회의 각종 경기장 건설 등에 적극적인 참여가 선행돼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주민들은 '수도권매립지토지보상금 매립지 재투자 촉구 투쟁위원회'를 구성, 지난 4월28일 서구문화회관에서 주민 1천500여명이 운집한 가운데 촉구 궐기대회를 가진 데 이어 향후 투쟁위의 요구사항에 변함이 없을 시 물리적 행동도 불사할 태도이다.

지난달 12일에는 수도권 3개 시도가 수도권의 미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18개 실질과제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광역경제권 발전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서울시도 그간의 강경 입장에서 4월28일 투쟁위원회에 보낸 공문을 통해 "수자원공사의 현황 측량 완료 후 확정부지에 대한 감정평가를 실시해 토지보상금이 확정되면 '김포지구 수도권 해안매립지 건설 및 운영사업' 협정서 내용 등의 검토와 서울시의회 협의 등을 거쳐 처리할 계획"이라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제는 아시아경기대회 경기장 건설에 따른 절대 공기를 보더라고 여유가 없다. 정말이지 지금이 기회이다. 시간이 지나서 기회를 살리지 못해 세계인이 보는 앞에서 창피 당하는 등 우를 범해선 안되고, 또한 괜한 오해를 살 필요도 없다고 본다. 서울시가 인천시는 물론 우리 온 국민이 함께 상생 번영할 수 있는 대승적 차원에서 큰 결단을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