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예술인/ 43 인천한국화대제전 이창구 운영위원장
"인천미협 한국·문인화가 60여명 한자리

재기발랄 향토 젊은작가도 40여명 참여


내실있고 다양한 작품세계 풀어놓을 것"



해마다 벚꽃이 만개할 즈음 인천화단에서는 대규모 한국화 전시 한 편이 열린다. 미술협회인천시지회(이하 인천미협)가 전통회화의 현주소를 한자리에서 본다는 취지로 이어온 '인천한국화대제전'이다. 올해도 예외는 없다. 9회를 찍으며 5월의 화단을 채운다. 규모는 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크다. 차별성을 '인천미협 회원작가들에 의한' 전시에 두었다. 한가지 더해 미래 지역미술계를 이끌 젊은 작가들에게 자리를 편다는 데 힘을 실었다. 운영위원장을 맡은 이창구 한국화가가 만들어낸 2010년판 전시 색이다.

#. 인천미협에 의한, 인천미협의 전시
9년전 인천미협이 만든 전시다. 그간 운영위원으로 여러번 참여해왔다. 그러나 이번엔 운영위원장의 자격이 주어졌다. 뭔가 특별한 전시를 만들고 싶었다. 그 답은 주최자인 회원이 만드는 전시다.
"전시 형태는 다양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몇년은 운영위원들이 외부작가를 선정하는 초대전 형식에 비중을 두어왔습니다. 그렇다면 올해는…. 인천의 전통미술의 힘을 모아보자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미협 집행부가 새로 구성됐다는 점도 작용을 했지요. 신·구를 넘어 함께 어울리는 것이 중요한 때라는 생각에 미쳤습니다. 표현 그대로 미협회원들에 의한 자리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운영위원장으로서 기획의도를 푼다.
미협회원과 비회원의 구별을 둔다는 차원과는 거리가 있다. 여타 다른 행사와 달리 가고자 했다. 인천안에서 활동하는 미협작가들을 불러모으고자 했다.
"이달에만도 '인천미협 한마당축제'라는 큰 전시가 있습니다. 인천에서 미술활동을 하는 누구나가 참여할 수 있는 전시지요. 해서 이번에는 '회원만'이라는 구별을 두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지요."
장르의 확장을 꾀했다. 순수 한국화에 문인화를 더했다. 그래서 부제를 '전통회화의 향기와 문인정신'이라고 정했다.
"그 실체와 뿌리를 함께하는 두 장르가 서로, 따로의 길 위에서 전통회화의 기치를 함께 펴기 위함이지요."
한국화와 문인화 작가 60여명이 작품을 냈다. 이삼영 정근화 강난주 리지훈 이환범 최병국 김영애 양창석 서주선 임종각 신근식 한윤기 작가 등 원로 중견을 망라하고 있다.
하나를 더 보탰다. 새내기 작가들을 불러모았다. "아직 인천미협 회원은 아니지만 미래 지역화단을 이끌 유망주들입니다. 스승이자 대선배들과 함께 자리를 펴는 것이 이들에게는 '기억에 남을' 일이지요. 한편으로는 이들의 작품 경향은 참신하고 도발적이기까지 하지요. 한국화의 다양한 모색을 만날 수 있을 겁니다."
인천출신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젊은 작가 40여명이 작품을 냈다.
오는 7일부터 13일까지 인천종합문예회관 전시실 3곳에서 자리를 편다.

#. 플러스 새내기 작가들을 위한 전시
새내기 작가들을 참여시킨 이유에 대해 부연설명을 단다.
3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국화 원로 리지훈 선생, 중견의 양창석 작가와 셋이서 의기투합해 전시를 하나 만들었다. 이제 막 미술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예비 화가들에게 자리를 펴준다는 의도로 기획한 전시다. 인천예고가 배출한 첫 대학 졸업생들에게 스승으로서 지역화단 선배로서 뭔가 내주고 싶다는 생각에서 일을 벌였다. 기대이상 호응을 얻었다. 전시 참여자들이나 이들을 지켜보는 지역 화단 모두 반겼다.
"대상을 인천예고 출신에서 인천출신으로 확대했습니다. 그림에 대한 열정만으로 허허벌판에 나선 이들이지요. 그림을 내걸고 싶지만 참여할 기회를 찾지 못하고 있는 이들입니다. 발판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이듬해에도 새내기 작가들을 위한 전시를 열었다. 역시나 호응이 뜨거웠다.
그리고 올해, 한국대제전에서 아예 자리를 한켠 내주기로 했다. 운영위원들이 한마음으로 운영위원장의 제안을 받았기 때문이다.
"우리 세대에서는 화선지와 오방색에서 전통정신을 찾았으나 요즘 젊은 세대는 코카콜라 캔에서 전통정신을 찾아내기도 합니다. 그만큼 재기발랄하다는 거지요. 전통은 포장하는 순간 진부함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전통이란 단순히 계승하는 것이 아니라 이끌어지고 만들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통의 뿌리와 태동'을 부제로 제각각의 작품세계를 풀어놓는다.

#. 내실있는 전시를 위해
"수사 화려하거나 행사 요란한 전시를 지양하고 내실과 그 내용적 힘에 무게를 두었습니다." 운영위원장이 힘주어 말하는 부분이다. 내용면에서도 구상과 추상을 넘나들고 수묵에서 채색, 산수화, 인물화, 정물에 이르기까지 다양성을 함유하고 있다고 부연한다.
지금 이 시점에서 한국화를 고민하고 있는 인천 작가들의 정수를 펴놓는 전시를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소비자의 입맛대로 유행을 쫓는 유통구조 안에서 묵묵히 전통을 고집하며 작업해오고 있는 작가들의 가슴을 풀어놓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 작품을 내놓느냐고 묻자 돌아오는 답이 이렇다. "물론입니다. 틈틈이 만들어 놓았습니다. 사실 내 작품은 뒷전입니다. 개인전이라면 당연히 내그림을 보여주는 데 온 시간을 바쳐야 하겠지요. 이번엔 나보다는 전시가 우선입니다. 내실 있는 전시를 만드는 것이야말로 내게 맡겨진 가장 중요한 소임이기 때문입니다."

/김경수기자 kks@itime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