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 수화방송 기획·제작 … 지방의회 최초 선봬"청각장애인도 의정참여 권리 있죠"
"청각 장애인도 엄연한 시민의 한 사람이죠. 오히려 너무 늦은 것 같아 죄송한 마음까지 드네요"

지난 3월 시작된 인천시의회 수화방송을 기획하고 만들어낸 홍보팀 김명선(37·사진)씨.

27일 시의회 홈페이지에서 수화방송 보는 법을 설명하던 그녀는 지방의회 첫 수화방송이란 수식어가 '과찬'이라 했다.

"청각 장애인들은 투표는 할 수 있었지만 선출된 시민의 대표들이 실제 어떻게 일하는지 알 길이 막막한 게 현실이었죠. 그들도 늦게나마 시민으로서 정치에 참여할 길이 생기게 돼 보람을 느낍니다."

인천시의회의 수화방송은 지난 3월 2일 182회 1차 본회의에서 첫 화면이 나갔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에선 최초였다.

청사 3층 본회의장 내 대형 모니터 한 켠에 수화 통역사의 손짓이 의원들의 말 한 마디 한 마디를 그대로 전달했다. 시의회 인터넷 홈페이지(www.icouncil.go.kr)에서도 같은 날 본회의 생중계와 다시보기 수화방송 서비스가 시작됐다.

통역장면이 나가기까지 김명선씨는 남모를 마음고생이 컸다.

"처음 수화방송을 준비할 때에만 해도 화질이 떨어지면 어쩌나 고심했어요. 수화통역사의 손짓이 제대로 안 보이면 아무 소용이 없으니까요"라며 졸였던 마음을 전했다.

그녀는 "첫 방송 후 인천농아인협회 사람들을 만나 청각 장애인들의 반응이 좋다는 말을 듣고 너무 뿌듯했습니다"라며 "어찌보면 그리 큰 일도 아닌데 그 분들께 작은 희망을 줄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라고 말했다.
장애인에 대한 여전한 편견이 하루빨리 사라졌으면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일을 하면서 무슨 큰 사명감을 가진 건 아니었습니다. 그저 잘 못 듣는 사람이라 해서 기본적인 정치활동을 못해선 안된다는 생각, 그 정도였죠"라며 "장애인을 부지불식 간에 예외로 보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고 봅니다"라고 설명했다.

/글·사진 노승환기자 blog.itimes.co.kr/todif7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