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주택대출 23조7천억원… 부채 증가 '전국최고'
부동산 침체 여파가 인천에도 상륙했다.
아파트 미분양 현상은 더 이상 타 지역의 일이 아닌 것이다. 곧바로 지역 건설업체와 시민 가계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미 미분양 여파로 일부 지역 건설업체가 유동성 위기에 빠졌다. 특히 재개발, 재건축 붐으로 2-3년전 시작된 인천시민들의 부채증가는 나락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장기화될 경우 엄청난 피해가 예상된다.

◇ 인천 가계빚 눈덩이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말까지 인천시민들의 가계 빚은 총 32조6천억원에 달한다. 지난 2008년에 비하면 2년만에 6조5천억원이 증가한 셈이다.
이중 주택대출은 23조7천억원으로 2년전 18조8천만에 비해 5조원 가까기 늘었다.
이 같은 가계대출규모는 서울 184조원, 경기 146조원를 제외하면 가장 크다. 부산(28조원)과 대구(19조원), 광주(11조원), 대전(13조원), 울산(9조원), 경남(23조원), 충남(19조원) 등 다른 시도보다 큰 규모다.
더 큰 문제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지금도 가계 빚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월 중 인천 가계 빚은 3천억원이 늘었다. 그것도 대부분이 주택대출이다. 이 같은 증가규모는 전국 최고다. 서울 2천억원, 경기도 1천억원, 지방도시 대부분 1천억원 미만의 낮은 증가세를 보인 반면 인천의 증가액은 이들 지역을 압도하고 있다.

◇ 건설 경기 전망 "글쎄···"
한국은행 인천본부는 올해 인천지역 경제성장률을 당초 전망치(5%후반)를 상회하는 6%내외로 최근 상향 발표했다.
민간소비는 내수경기 회복으로 취업자 수가 증가하고 가계 소득여건이 개선된 가운데 소비심리도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기업의 설비투자도 전반적인 경기회복에 힘입어 투자유인이 확대되고 전년도의 설비투자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의 영향으로 13%중반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체적으로 지역경제가 향후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해 성장률을 높였지만 건설부문은 반대로 하향 조정했다.
건설투자는 공공부문에서 경제자유구역 개발, 도시재생사업, 2014년 아시안게임 준비 등으로 수요가 꾸준하나 민간부문에서 주택 분양시장이 위축되면서 민간주택 공급이 다소 부진하여 3%중반을 기록할 전망한 것이다.
결국 인천시의 인위적인 건설부양정책이 아니면 사실상 민간부문은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인천시의 경기부양정책도 점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예산증가율에 비해 개발 사업이 너무 많기 때문에 곳곳에서 사업포기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업이 도시재생사업이다. 부동산 침체가 공공사업 자체를 어렵게 하고 있는 셈이다.

◇ 지역 개발사업 문제 속출
인천지역 대표적인 건설사인 대우자판 건설부문은 지난해부터 잇따른 아파트 미분양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회사 전체로 퍼지면서 최근 워크아웃을 진행 중이다.
바로 위기의 진원지가 건설부문인 것이다. 더구나 회사 회생의 키워드인 송도부지 개발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사업자금 조달 자체가 힘들뿐 아니라 건설사들도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면서 사업에 속도가 나지 않고 있다.
바로 인접한 남구 용현동 일대 개발 사업에 들어간 OCI(동양제철화학)도 어려움을 겪고 있긴 마찬가지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아파트 분양에 나서야 하지만 아직 행정절차조차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바로 자금 조달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 상태라면 2012년 이후에나 공사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은 다른 사업들도 마찬가지다. 송도국제도시 151층 빌딩 건설사업도 착공식을 한지 2년이 지났지만 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가정오거리 도시재생사업은 물론 도화지구 도시재생사업, 인천·북인천역 주변 도시재생사업 등 정상적으로 진행되는 사업이 없을 정도다.
다행히 공공부분 개발 사업이 남아 있지만 인천시 또한 부채가 급증하고 있어 더 이상의 사업 확대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보금자리 주택이 대규모로 공급될 예정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인위적인 경기부양일 뿐이며 보금자리 중 민간건설 부분을 수주하기 위한 건설업체간 경쟁만 치열해 질 것이라는 비판적인 시각이 많다. 당장 LH(토지주택공사)의 서창지구 분양도 구월지구 보금자리의 영향으로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아 졌다.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와 인천시가 각종 개발 사업을 위해 비싼 분양가의 아파트를 공급하면서 건설사 배만 채워줬다"며 "올해 보금자리 주택 공급에 금리까지 인상될 경우 빚내서 아파트 산 서민들은 고스란히 피해를 떠안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남창섭기자 (블로그)csn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