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 183 )
파리시내의 길거리는 대부분 프랑스 역사에 나오는 사람들의 이름으로 명명돼 있다. 간혹 프랑스나 세계 각국의 국가 이름이나 도시명이 길거리 이름으로 붙여져 있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거의가 사람들의 이름으로 돼 있는 것이다. 따라서 5천여개에 달하는 파리시내의 길 이름의 절반만 알아도 프랑스 역사와 인물들을 알게 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미국에서는 전국 각지에 있는 우체국에 각 분야에서 활동한 인물들의 이름을 사용하도록 1967년에 법제화한 이후 500개 이상의 우체국에 특정인물의 이름이 붙여졌다. 미국우정공사(USPS)에 따르면 1997년 11월 로드아일랜드주 사우스킹스타운의 우체국이 이 지역 출신으로 6·25전쟁 때 해병으로 참전한 군인 이름을 채택한 후 지금까지 전국 12개 우체국이 한국전 참전용사의 이름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한국인으론 유일하게 도산 안창호 선생이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 6번가 우체국의 이름으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송도를 비롯해 청라지역과 영종·용유지역에 대규모 주택 단지와 신시가지를 건설하고 있는 우리 고장 인천에서도 길이름부터 국제화하는 발상의 전환이 아쉽다. 송도신시가지에는 2014년 아시안게임을 주최하는 도시답게 OCA(아시아올림픽평의회)에 가입돼 있는 아시아 45개국의 이름이나 수도 이름을 붙여도 좋을 것 같다. 국제도시를 지향하는 인천에서 처음으로 시도한다면 우리나라의 많은 도시들이 뒤따를 것이 분명하다. 구시가지에도 인천과 관련있는 인물들이나 전국적인 인물들의 이름을 붙인다면 학생들에게도 교육적으로 좋은 효과가 있을 것이다.
세계적인 명품도시와 국제도시를 지향하는 것도 좋지만 도시 계획·경영에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