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인천시가 인천을 대표하는 축제로 음악을 핵심 키워드로 하는 대중예술제를 한편 내놓았다. 시가 주최해 온 기존의 축제들을 통폐합, 2014 인천아시안경기대회를 목표로 축제를 브랜드화 하겠다는 취지를 내건 지 3개월여만의 결과물이다. 타이틀을 '인천펜타포트 페스티벌'이라고 붙였다. 올 7, 8월 40일간의 축제로 인천 전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연다는 계획이다.

시가 처음 '통폐합을 통한 결과물 산출'이라는 방식을 공표했을 때 지역문화예술계에서는 한결같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여러 장르가 병렬적으로 뒤섞인, 정체성이 모호한 축제가 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더구나 개별적 개·폐막식 소요비용 절감을 이유 중 하나로 내건 대목에서는 행정 편의주의적 발상이라는 지적까지 나왔다.

그 후 몇 개월, 장막을 거둬내기라도 하듯 드디어 시는 '인천펜타포트 페스티벌'을 공개했다. 들여다보면 이렇다. 시가 주최자로 나서 지난 4년 동안 이어온 '펜타포트 록페스티벌'은 그대로 살려 한 축으로 세웠다. 인천을 브랜드 네임화 하는데 록 페스티벌이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것이 전격 수용의 이유다. 여기에 아트 페스티벌과 프린지 페스티벌을 또 다른 2개 축으로 세웠다. 전자에서는 다양한 장르를 수용하면서 공연예술제로서 질적인 측면까지 담보하겠다고 내걸었다. 후자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장을 만들겠다는 데 그 존재이유를 두었다.

세 축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대중음악이다. 해서, 도출된 축제의 성격은 대중예술제에 다다른다. 이어 축제 컨셉트가 ▲음악을 통해 문화적 차이를 극복하는 예술축제 ▲대중음악으로 아시아를 교류하는 축제 ▲시민이 만들어가는 축제라는 부연설명을 붙이고 있다. 이를 위해 시는 인천문화재단 산하에 민간전문기구인 축제사무국을 지난 1월 설치, 개발임무를 맡겼다. 이와 관련 시는 관 주도형 축제 추진으로 전문성이 떨어지고 담당공무원의 순환보직으로 업무 연계에 한계가 있었다고 배경을 밝혔다. 이쯤에서 평을 내자면 긍정적인 둘이 눈에 들어온다. 무엇보다 짜집기식 통폐합 차원을 넘어 아예 새로운 축제를 개발해냈다는 시의 발상 전환에 점수를 주고 싶다. 또 하나는 민간 전문기구를 띄우고 전적으로 일임해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 있다. 축제를 개발하는 데 걸린 시간이 사무국이 차려지고 내용이 완성되기까지 불과 2개월이다. 그것도 인천을 대표하는 축제를 개발하는 데 걸린 시간이다. 더구나 시가 요구한 축제의 필요충분조건이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쉽게 꼽아보아도 지역 정체성 도출, 아시아 대표축제, 기존과의 차별성, 시민축제 등에 이른다. 그리고 그 실행시기마저도 올 여름으로 한정했다. 수행자가 머리속에 완결된 그림을 갖고 있기 전에는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해도 한참이나 부족하다. 축제사무국에서조차도 축제까지 기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것을 아쉬움으로 들었다. 애써 개발한 페스티벌을 홍보할 시간이 길어야 3개월이라고 걱정을 얹는다.

또 하나 짚을 점은 얼마나 인천적인 축제로 완결구조를 갖고 있는 가에 있다. 축제가 내건 지향점이나 컨셉트, 프로그램 운영방식에 이르기까지 합목적적이고 스타일적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과연 인천적인가 하는 물음엔 뚜렷이 다가오는 힘이 떨어진다. 다분히 부정적이다.

축제는 일탈이다. 그 일탈을 어떻게 만들어내는가 고민함에 있어어 이번 기획자들은 풀어내는 방식이 상당히 프로페셔널하다. 이 대목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축제의 향유자들은 다름 아닌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시민이라는 점이다. 인천 정서를 녹여내야 하는 것이 절대 필요한 이유다.

현재를 완결구도로 놓아두지 말아야 하는 것이 그래서다. 지역내 문화예술인과 전문가를 포함한 인천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3개월이란 짧지만 역으로 '아직 3개월이나' 남았기 때문이다.
 
/김경수 문화부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