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182 )
인구문제를 국가의 중요정책으로 다루기 시작한 나라는 프랑스였다. 18세기까지 프랑스는 유럽 최대의 인구 대국이었다. 중국과 인도에 이어 세계 3대 인구 대국이었던 프랑스는 19세기에 들어와 인구증가율이 영국과 독일에 뒤처지기 시작하면서 '인구는 국력'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독일과 영국은 물론 미국 같은 나라는 19세기에 들어와 급속히 인구가 늘어난 대표적인 나라에 속한다. 20세기에 들어와서 프랑스는 인구증가를 위해 가족수당과 대가족 보호정책 등을 입안해 국가시책으로 밀고 나가면서 국립인구연구소를 창설하기에 이른다.

"위대한 프랑스"를 외치던 드골대통령도 프랑스 인구를 1억명으로 만들겠다는 중장기계획을 세우고 이를 현실화시키기 위한 각종 인구 증가정책을 입안하고 실천했다. 오늘날 프랑스가 유럽에서 인구증가율이 가장 많은 나라가 된 이면에는 한세기에 걸친 인구 증가정책에 힘입은 바가 크다.

21세기에 들어와 갑자기 출산율 저하에 직면한 우리의 경우, 갖가지 정책이 발표되고 있지만 이들 국가정책이 실효를 거두기 위해선 새로운 정책개발과 함께 중장기시책이 꾸준히 시행돼야 함은 물론이다.

국가적으로 인구증가율이 저하되고 있는 시점에서 인천시가 2025년 계획인구를 370만명으로 설정하고 이를 도시계획의 기초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주거단지 건설과 함께 신도시개발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는 듯한 인천시가 370만명이라는 비현실적 인구를 설정한 것은 지나친 추정이 아닌가한다.

중앙정부에서도 2020년의 인천인구를 310만으로 계획하고 있는 터에 신도시개발을 염두에 두고 60만명이나 많은 인구를 계획한 것은 지나친 의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제는 인구보다도 기존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정책이 아쉬운 시점이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