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행보로 '백혈병 의혹' 해소
삼성 반도체라인의 근무환경에 따른 백혈병 발병 의혹과 관련, 삼성전자가 반도체 생산라인을 전격 공개했다.
지난달 31일 백혈병으로 숨진 고(故) 박지연(23·여)씨로 인해 백혈병 의혹이 더욱 불거지자 삼성측이 생산라인과 반도체 제조공정을 언론에 공개하고 공식입장을 밝힌 것이다.
삼성전자는 15일 용인에 소재한 '삼성 나노시티 기흥캠퍼스'에서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메모리담당인 조수인 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반도체 제조공정 설명회'를 열고 백혈병 피해자들이 근무했던 1~3라인과 유사한 '5라인' 및 최신 설비의 비메모리반도체 라인인 'S라인'을 공개했다.
조수인 사장은 이날 설명회에서 "우리와 함께 일했던 직원들이 불의의 질병으로 운명한 것에 대해 삼가 조의를 표한다"며 애도의 뜻을 밝힌 후, "벤젠 검출 여부, 방사선 노출 여부 등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반도체 제조공정 중 벤젠성분이 검출됐다는 주장에 대해 조 사장은 "작업과 관련된 장소에서 검출이 되지 않았다는 점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며 "공기 중에 절대 노출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 사장은 "한국화학시험연구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화학연구원, 미국의 발라즈 등 제3의 기관 네군데에 의뢰했고, 벤젠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부연했다.
작업자가 방사선에 노출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방사선 설비의 안전장치인 인터락을 해체한 채 작업하는 것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인터락을 임의로 해체하면 설비의 전원이 자동적으로 차단되고, 동시에 가동이 멈추게 돼 인체에 방사선이 노출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향후에도 의혹들을 말끔히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외의 공신력있는 연구기관, 학술기관, 의료기관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재조사를 실시, 세간에 일고있는 의혹들을 남김없이 해소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삼성전자의 설명에 대해 '반도체노동자의건강과인권지킴이'(반올림)는 "의혹을 투명하게 해소할 수 없다"라고 반박했다.
반올림은 "'5라인'과 'S라인'을 공개했지만, 백혈병 피해자들이 일했던 라인은 직접 화학물질을 다룬 1~3라인"이라며 "당시의 설비들은 이미 폐쇄됐다"고 주장했다.

/김형수기자
(블로그)vodo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