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공간 주안, 다큐 '예스맨 프로젝트' '경계도시2' 개봉
日코미디 '우리들과 경찰아저씨의 700일 전쟁' 22일 상영




예술영화 상영관 영화공간주안이 유쾌한 사기꾼들의 이야기 '예스맨 프로젝트'와 재독 철학자 송두율 교수를 다룬 다큐멘터리 '경계도시2'를 어제 개봉, 오는 28일까지 상영한다. 오는 22일에는 일본 코미디 영화 '우리들과 경찰아저씨의 700일 전쟁'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예스맨 프로젝트(The Yes Men Fix The World·사진1)
영국 BBC 방송은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특종을 보도한다. 굴지의 다국적기업 '다우'(DOW)가 20년 전 인도 보팔에서 일어난 대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피해자들에게 120억 달러 규모의 보상금을 약속하는 인터뷰를 생방송으로 중계한 것이다. 세계 각국 언론은 즉시 BBC의 특종을 숨 가쁘게 인용한다. 하지만 정작 다우가 BBC의 보도를 공식 부인하고 나선다.
이 황당무계한 사건의 비밀은 곧 밝혀진다. BBC에서 인터뷰한 사람은 다우의 진짜 대변인이 아닌, 악동으로 유명한 미국 시민단체 '예스맨'의 얼굴 앤디(앤디 비치바움)와 마이크(마이크 보나노)였던 것. 이후에도 이들은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거짓말을 통해 사회 정의를 실천하는 눈부신 활약을 펼친다,
실제로 미국에 존재하는 시민단체 '예스맨'의 활동을 필름에 담은 영화는 '슈퍼맨', '배트맨'과 또 다른 영웅의 이야기다. 이들은 사회지도층이나 대기업들의 대변인을 사칭해 각종 국제회의에 참석, 혹은 언론사 인터뷰를 통해 감춰진 진실들을 거침없이 세상에 드러낸다.
양심과 도덕보다는 자본이 우선시 되고, 기득권층의 이익을 위해 수많은 일반인이 희생되는 이 시대에서, 두 사람의 거짓말은 시종일관 통쾌함을 선사한다. 앤디와 마이크 두 사람이 연출과 연기를 직접 맡은 이 영화는 '2009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파노라마 관객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90분. 12세 이상.


▲경계도시2(사진2)
송두율 교수는 젊은 시절 유학길에 오른 뒤, 1970년대를 시작으로 한국 내 독재정권에 저항하는 유럽 지역의 반체제 운동을 주도한다. 또 학자인 자신의 역할을 남·북을 넘나드는 '경계인'으로 규정하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다양한 학문적 성과를 내놓는다. 이런 그의 행보는 한국 진보학계와 청년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되고, 송 교수는 대표적인 해외민주인사로 평가 받는다.
그러나 국가정보원은 그가 단순한 반체제 인사가 아닌 북한의 권력 서열 23위인 노동당 정치국 후보위원 김철수와 동일 인물이라고 확신해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입국 즉시 체포한다는 강경한 입장을 오랫동안 고수해 온다. 2003년 9월, 송두율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황에서 37년만의 귀국을 감행한다.
그는 귀국 열흘 만에 '해방 이후 최대의 거물간첩'으로 추락하고, 한국 사회에는 진보와 보수, 그리고 언론들이 함께 만들어 낸 레드 콤플렉스의 광풍이 불어온다. 그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던 친구들조차 이 공포스런 현실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후 7년이 흘렀다. 2003년 그는 스파이였고, 2010년 그는 스파이가 아니다. 그때 그의 죄는 과연 무엇이었고 한국사회는 그때와 얼마나 다른가?
홍형숙 감독은 7년이란 긴 시간동안 잊혔던 이 사건을 조용하고 차분하게 되짚는다.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모순점들을 냉철한 시선으로 보여주며 간혹 알고 싶지 않은 진실까지도 담담히 카메라에 옮겨낸다. 감독은 영화를 통해 송두율 사건이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아직 끝나지 않은 한국사회의 자화상이라고 말한다. 104분. 15세 이상.


▲우리들과 경찰아저씨의 700일 전쟁(ぼくたちと駐在さんの700日戰爭)
1979년 여름, 일본의 한 평화로운 시골 마을에 사는 7명의 악동들이 있다. 리더 마마라치(이치하라 하야토), 에로 마니아 사이조(이시다 타쿠야), 별나라 왕자님 이노우에(카쿠 켄토), 식신 치바(와키 토모히로), 귀여운 후배 제미니(토미우라 사토시) 그리고 2년 꿇은 유급대왕 츠지무라(코야나기 유우)로 구성된 '우리들'팀은 마을에 새로 온 '경찰 아저씨'(사사키 쿠라노스케)의 과속단속에 불만을 품고 복수를 계획한다.
'폭풍의 자전거 작전', '다함께 폭탄 작전', '경찰아저씨 변태 만들기 작전' 등 듣도 보도 못한 기상천외한 방법을 총동원한다. 결국 '우리들'은 결정적인 한방을 노리고 옆 마을 불꽃놀이 화약을 훔쳐오겠다는 겁 없는 계획을 세운다. 경찰아저씨는 이들에 맞서 불꽃 튀는 전쟁을 준비한다.
이 영화는 마마라치라는 일본 블로거의 연재소설이 원작이다. 작가가 자신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이 글은 연재 당시 18개월 동안이나 접속 랭킹 1위를 차지하며 큰 인기를 얻었다.
최근 KBS가 리메이크한 '공부의 신' 일본판을 만들었던 츠카모토 렌페이 감독과 일본 최고의 청춘스타들이 만나 유쾌한 청춘코미디 영화가 탄생했다. 110분. 12세 이상.
한편, 주민시네마테크 5월 상영작 주제는 '한국의 대표 국민배우 안성기, 한석규 그리고 송강호'로 정해졌다.
맡은 배역의 캐릭터를 100% 소화해 내며 이 시대 최고 연기파 배우로 인정받고 있는 이들의 대표작을 한 번에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특히 이번 달부터는 이틀에 1편씩 변경하였던 기존 방식에서 하루 1편씩 다른 영화를 상영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앞으로 보다 다양하고 다채로운 영화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매주 화~토요일 오후 3시(표 참조). 무료. 032-427-6777

/심영주기자 (블로그)yjsh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