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숭의운동장은 인천의 스포츠역사를 증언하는 종합경기장이었다. 필자는 초등학교에 다닐 때 숭의운동장에서 초등학교 대항 체육대회에서 400m 계주선수로 뛰었던 기억을 지금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그 당시 인천사람들은 숭의운동장을 '그라운드장'이라 부르고 있었는데 초등학교 시절에는 물론 중학교때에도 그라운드장은 인천 스포츠의 메카였다. 각급 학교 대항 경기를 비롯하여 야구대회가 열릴 때에는 수많은 인천 시민들이 모여서 응원의 함성을 함께 하던 곳이기도 했다.
인천의 시가지가 확대되고 신도시 개발이 본격화되면서 문학경기장이 과거 그라운드장을 대신하게 되었지만 숭의운동장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것은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인천에서 학창시절을 보내고 그라운드장을 찾았던 시민들이라면 모두가 같은 심정일 것으로 생각된다.
숭의운동장 일대의 재생사업이 계속 지지부진하고 전망 역시 밝지 못한 것에 많은 인천시민들은 실망하고 있다. 애초에 운동장 자리에 축구 전용 경기장을 지어 인천시에 무상으로 넘겨주는 대신 상업·주거시설을 건설하여 적정 이익을 얻겠다면서 시작된 재생사업이 불투명해진 것이다. 재생사업을 맡은 민간업자가 상업 시설을 오히려 대폭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하게되면서 기본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주거단지는 물론 상업시설도 짓기만하면 분양되어나가는 시대가 지난 오늘날 신도시 개발을 추진하면서 구도심개발을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시행하려던 인천시의 도시 개발 계획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인천의 스포츠 역사와 시문들의 애환이 함께하고 있는 그라운드장 재생사업이라도 제대로 진행될 수 있게 도시 재생 사업의 방향과 우선 순위를 정했으면 한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