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투고
'장발 단속'과 '미니스커트 단속' 경찰이 한 손엔 바리캉을 들고 다른 손엔 30cm 잣대 들고 처녀들 허벅지 재던 풍경. 70년대 중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남녀노소 불문 한 번쯤은 보았을 장면이나 요즘 경찰이 이렇게 했다면 언론과 방송을 뜨겁게 달구었을 것이다.

올해는 G-20 정상회의 개최로 세계 이목이 집중되는 시기다. 86년 아시안게임, 88년 올림픽, 2002년 월드컵 등과 성격 면에서는 엄연히 다르지만 각국 정상들이 참석하는 것으로 큰 국제대회와 견주어 전혀 손색이 없어 보인다.

지금으로선 이해하지 못할 70년대의 의아한 경찰의 단속처럼 '오물방치, 광고물 무단첨부, 침뱉기, 음주소란' 등의 기초질서 위반행위도 교통법규 위반행위 단속에 비해 체감정도는 약하지만 경찰은 여전히 경범죄처벌법위반으로 단속하고 있다. 단속이 두려워 법을 준수해야겠다는 수동적인 생각보다는 세계 정상들이 참석하는 이때에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고 자연스럽게 선진화된 법질서 문화를 세계에 알려 국가의 위상을 제고하는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한 때다.

미국의 범죄학자인 제임스 윌슨과 조지 켈링이 1982년 3월에 공동 발표한 '깨진 유리창'이라는 글에 처음으로 소개된 사회 무질서에 관한 이론을 살펴보면 깨진 유리창 하나를 방치해 두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되기 시작한다고 한다. 이는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큰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내가 무심코 한 행동 하나가 다른 사람에게 위법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음을 간과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홍동락·인천강화 불은파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