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개발지상주의가 판치고 있는 인천에서 대표적인 장점으로 굴업도가 등장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그동안 계양산 골프장과 송도갯벌의 추가 매립 등이 인천의 환경 파괴 현안이었다면 이제 굴업도가 추가로 포함된 셈이다.

필자는 굴업도와 개인적으로도 여러 가지 인연을 지니고 있다. 1994년 핵폐기장으로 전락할 뻔했을 당시 굴업도를 여러 차례 방문하여 주민들 및 시민단체들과 함께 굴업도를 지키는데 함께했던 기억이 새롭다. 몇 년 전 2014아시안게임 유치 책임을 맡아 아시아 45개국 대표들 앞에서 굴업도를 포함한 인천 앞바다의 아름다운 섬들을 소개하면서 친환경 아시안게임을 준비하겠다고 투표권자들을 설득하기도 했다.

대기업에 의해서 굴업도에 골프장과 호텔 시설이 들어서게 되면 멸종위기의 동식물들은 물론 천연자원이 심하게 훼손될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이 같은 시점에서 인천지역의 환경원탁회의에서는 무조건 안된다는 식에서 벗어나 굴업도를 친환경적으로 개발하고 보존하기위한 포럼을 열었고 이 자리에서는 좋은 대안들이 발표되었다.

인하대의 최중기 교수는 굴업도의 자연생태환경의 우수성과 풍부한 해저 동식물 가치를 입증하면서 덕적군도 일대를 국립 또는 시립해상공원으로 하자는 뜻있는 제의를 하기도 했다. 서인수 굴업도 이장은 주민들의 생업에 반하는 골프장 보다는 친환경적인 관광단지 조성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굴업도를 직접 방문한 이건무 문화재청장과 이인규 문화재위원장은 섬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방향을 잡은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문화재와 환경보호에 탁월한 안목과 경륜을 지닌 이 청장의 슬기로운 결정이 굴업도를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본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