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인구 3백만을 육박하고 대한민국 제3의 도시로 성장한 인천의 현안은 수없이 많다. 그중에서 시민생활의 질과 직결되어 있고 인천이라는 도시의 시격(市格)에 민감하게 관련되어 있는 현안은 내항(內港) 재개발 문제다.

수도권의 수출입 화물을 처리하고 인천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왔던 내항을 제대로 개발해야만 도시의 면모가 제대로 자리 잡힐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내항 주변의 시민들은 원료화물을 싣고 내리고 트럭으로 수송하는 과정에서 각종 공해에 시달려왔다. 인천의 구도심부가 쇠락하게 된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항에서 발생하는 각종 공해 때문이었음은 4대째 이곳에서 살고 있는 필자가 반세기 동안 겪어왔던 현실이기도 하다.

중앙정부에서 국토관리와 물류 정책의 차원에서 수도권 일대에 새로운 항만을 만들고 인천에서도 북항 개발 등을 통해서 내항의 기능을 이전시키고 있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 같은 와중에서 내항을 친수공간화하자는 시민단체들의 역할도 내항 재개발을 앞당긴 공로로 인정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나 재개발이야기만 나오면 개발 이익을 챙기려는 건설업자들과 또 다른 세력이 야합하여 엉뚱한 계획을 내놓고 있는 것은 개발 독재시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변함이 없다. 반세기만에 내항을 친수 공간화하고 문화ㆍ예술 시설을 유치해야 된다는 당연한 시민적 소망을 외면한 채 주상 복합 건물과 아파트를 짓겠다는 계획에 인천 시민들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시점에서 지난주 중구청을 방문한 안상수 시장은 내항에 주거 시설 건립을 반대한다는 평소 소신을 거듭 확인했다. 안 시장의 소신에 박수를 보내면서 시민을 위해 친수공간화를 앞당기기를 기대한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