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지보다는 얕은 맛이 일품인 주꾸미는 끓는 물에 살짝 데쳐 초장과 곁들이면 술안주로는 그만이다.

 한편 주꾸미가 버터와 양파, 감자를 만난다면. 남구 용현2동 구 인천터미널 뒤편 대한노인회 인천시지회 건물 건너편에 있는 「해주식당」(대표·최옥인·65 ☎885-4838)은 바로 주꾸미요리로 유명하다. 참기름과 마늘 양념으로 무친 주꾸미를 양파와 얇게 저민 생감자를 곁들여 버터에 구워먹는 즉석구이는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특색. 칼칼한 맛을 원한다면 고추장양념 무침을 주문하면 된다. 『이때는 팬에 육수를 약간 붓고 조리를 하면 태우지 않고 제맛을 즐길 수 있어요.』 식당 주인이자 주방장인 최옥인씨가 터득한 조리 노하우다.

 전골도 빼놓을 수 없는 메뉴. 멸치다시 육수에 고추장을 풀고 양배추와 양파, 당근 등 야채를 푸짐하게 곁들여 끓여먹는, 조리법이 별반 어려울 것이 없는 듯한데 입안에 착 감기는 맛이 기막히다.

 이곳에서 식당을 연 것은 13년전. 그보다 5년전으로 거슬러올라 신광초등학교 강원연탄부근의 「실비식당」이라는 백반집이 이곳의 원조인 셈이다. 최씨가 20대부터 미군부대 식당 웨이트리스로 20년동안이나 근무한 경험을 살려 시작한 밥집이었다.

 『식구들에게 밥을 해주듯 대접하자는 생각으로 출발했지요. 왜 어머니가 차려주는 밥상있잖아요.…가격은 백반 1인분이 천원이었지요.』 홀안 테이블이 고작 4개였는데 그곳에서 점심시간이면 100그릇이상씩 팔았다.

 용현동 현재 자리로 이전을 하면서 상호를 해주식당으로 바꾸고 메뉴도 늘렸다. 변함없는 것은 여전히 푸짐한 상차림. 최씨는 매일 아침 9시가 넘으면 연안부두와 신포시장에서 찬거리를 사와 부지런히 반찬을 만든다. 처음 백반집을 하던 그때처럼.

 최씨가 제일 자신하는 음식은 재래식 된장찌개다. 『우리집 된장맛 하나는 최고예요. 경상도지역 농가에서 매년 정월이면 메주를 담갔다 3, 4월에 건져 쑨 된장을 여름내 익혀 가을이면 가져와요. 다음해 가을까지 1년동안 쓰는 거죠.』 멸치에 두부만 큼직하게 썰어넣고 파, 마늘 양념으로만 끓여도 된장찌개가 제맛이 난다고 귀띔했다.

 『내가 만드는 음식맛을 찾아 오는 이들이 많다는 것은 신나는 일이지요. 헛걸음하지 않도록 이 자리를 지키고 싶어요.』

〈김경수기자〉kksoo@inchon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