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자 투고 ▧
"남자라면 돈 있으면 한번 와보고 싶은 거 당연한 거 아냐!" 이 말은 얼마전 퇴근길 15번 시내버스 안에서 청소년들이 나누던 대화 중 일부다. 버스가 수십개의 유흥업소가 늘어선 곳을 들어서자 중학생으로 보이는 남자 청소년들은 창밖을 키득거리며 내다보다 그 중 한 아이가 이런 말을 했다.

그곳은 간석동 일방통행 길로 술을 마신 후 일명 2차, 성매매를 할 수 있는 곳이라 사시사철 붉은 조명과 현란한 간판, 유리방안에 앉아 있는 여성들을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거리에 나와 호객행위를 하며 성매매를 알선하는 사람들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업소 앞을 왔다갔다 하며 여성을 두고 흥정을 하는 남성들을 보는 것도 어렵지 않은 곳이다.

그동안 이 길을 지나치면서 창밖을 보는 것이 편치 않았지만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 저녁때 퇴근해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이와 비슷한 곳은 얼마든지 만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날 아이들 중 한명이 한 말 '돈 벌면 한번 와 보고 싶다'는 말을 듣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성인 남성 중 5명에 1명은 성매매 경험이 있고, 성구매 시기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또 얼마전에는 10대 청소년들이 또래 여자친구의 성매매를 알선했다는 기사를 보고 너무 놀란 적이 있다.

청소년들이 이런 성매매문화를 일상적으로 접하다보니 친구의 성매매를 알선하고, 성인이 돼선 성구매를 쉽게 선택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니 또래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걱정스럽고 마음이 무겁다.

우리나라는 성매매특별법을 제정하여 성매매를 불법으로 규정하여 금지하고 있다고 아는데 경찰은 왜 이런 곳을 폐쇄하지 않으며, 업주들을 처벌하지 않는지 궁금하다. 당장 이 곳을 폐쇄하는 것이 힘들면 버스노선이라도 변경하여 버스를 이용하는 승객들, 특히 청소년들이 어른들의 왜곡된 성매매 문화에 젖어들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손선재·인천 남동구 만수 2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