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작 프리뷰 - 인 디 에어
사장대신 직원에 해고통첩 전문가 이야기

제이슨 라이트만 감독 · 조지 클루니 주연


실제 실직자 주제곡 참여 화제 … 11일 개봉


오는 8일 열리는 '제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바타'의 독주를 막을 대항마로 꼽히는 '인 디 에어'(Up in the air)가 오는 11일 개봉한다.
흥행수입이 북미에서만 약 7억655만 달러, 전 세계 25억4천556만 달러를 넘어선 아바타는 지난해 지구촌 극장가를 장악하고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9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려놓은 상태다. 이런 아바타의 수상독식을 막을 작품이 바로 '인 디 에어'다.
이 영화는 '최우수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주요 5개 부문 후보에 올라 9개 부문의 아바타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10대 미혼모 이야기를 다룬 '주노'로 제작비의 40배 이상의 수익을 거둔 제이슨 라이트만 감독은 전작의 이야기 솜씨를 한 층 업그레이드시켜 유머와 진정성을 적절히 배합시켰다. 그 결과 '제67회 골든 글로브' 각본상 수상, 타임지 선정 '올해의 영화 TOP 10' 등에 뽑히기도 했다.
극 중 주인공 라이언 빙햄(조지 클루니)은 '해고전문가'다. 다소 낯선 이름의 이 직업은 고용주를 대신해 직원에게 해고통지를 하는 일이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한 순간에 좌절시키는 이 일을 라이언은 품위 있고, 신사적(?)으로 해결하는 미국 최고 해고전문가다.
1년 중 322일을 여행하며 지구에서 달까지보다 더 먼 거리를 나는 그는 정확한 절차에 따른 완벽한 비행이 특기다. 어떤 것에도 얽매이기 싫어하는 라이언은 가족모임에도 시큰둥하고 진지한 관계로 발전하지 않는 자유로운 연애를 추구한다. 유일한 관심사는 항공사 마일리지 1천만점을 모아 세계 7번째로 플래티넘 카드를 얻는 것.
그러던 그의 앞에 온라인 해고시스템을 개발한 23살짜리 애송이 신입사원 나탈리(안나 켄드릭)가 나타난다. 나탈리는 전국을 직접 돌아다닐 필요 없이 회사 책상에 앉아 화상채팅으로 해고를 통보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하지만 베테랑 해고 전문가 라이언은 이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고, 결국 '품위있는' 해고 노하우를 전수하기 위해 동반 출장길에 나선다. 그리고 출장길에서 자신과 쏙 빼닮은 '여자 라이언' 알렉스(베라 파미가)를 만나 난생처음 진실한 관계에 고민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극 전반에 걸쳐 등장하는 실직자들의 인터뷰다. 너무나 사실적으로 느껴지는 이들의 영상은 실제 해고를 당한 일반인들을 담았다.
라이트만 감독은 미국의 자화상을 진솔하게 담아내려고 취업난이 극심했던 디트로이트와 세인트 루이스 지역에 구인광고를 내 시나리오에 없는 '리얼스토리'를 얻어 냈다.
엔딩 크레딧때 흐르는 영화주제곡 '업 인 디 에어'(Up in the air) 또한 실제 실직자가 작사·작곡한 노래다. 케빈 레닉은 광고회사에서 해고 된 후 이 노래를 만들어 데모테이프로 라이트만 감독에게 보냈다. 라이트만 감독은 그의 해고 당시의 심경을 표현하기 위해 레닉의 인사말이 담긴 첫 부분부터 그대로 영화에 옮겨 넣었다.
40세가 넘도록 '자유'만을 추구하던 라이언이 나탈리의 말 한마디로 알렉스를 진지하게 생각하고 가족모임에 참석하는 등 변화의 과정이 공감하기 어렵지만 '삶의 가장 무거운 부분은 인간관계'라 말하는 그의 말에는 고개가 끄덕여진다. 라이언의 여행길을 따라 속속 등장하는 미국 20개 도시를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109분. 15세

/심영주기자 blog.itimes.co.kr/yjsh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