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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본질은 '리스크-테이킹(risk-taking)에 있다'라는 말이 있다.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한다는 점이 부를 축적하는 핵심이다는 표현이다.

한국은 지난 1960년대 이후 약 30년간 고도 성장기를 맞이하여 화려한 수식어들과 함께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1990년대 들어 빈발하는 대형사고와 1997년의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고도성장의 신화를 만들어 낸 주요 요인들이 비난을 받는 요인이 되었다.

일부는 '한강의 기적'을 '한강의 신기루'에 불과하다고 비판하기까지 한다. 고속성장에 따른 부는 생활 수준의 향상과 질병으로부터의 해방, 여유로운 소비를 가져다 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빈번한 산업재해와 환경파괴를, 그리고 연이은 대형참사를 낳은 부작용도 일어났다.

이러한 불행한 사고들은 많은 사람들로 하여금 현재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물질적인 풍요의 대가에 대해 재삼 숙고하게 만들고 있다. 특히 우리 모두가 언제 어디서든 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제 입춘도 지나고 가정이나 사회나 활기차고 생동감 넘치는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봄철 해빙기에 건설공사 등 크고 작은 많은 사업이 시행될 것으로 예상되며 잠정 사고위험 발생지수가 높아질 상황이다. 회상해보면 시끌시끌하게 사회를 뒤흔드는 소식이 좀 잠잠해 질 때가 되면 항상 사고가 발생되어 왔다.

우리에게 큰 충격을 주었던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대구 지하철 화재는 참으로 황당한 사고의 기록이다.

이런 사고가 발생할 때 누구나 내던지는 한마디가 바로 안전불감증이라는 단어이다. 어쩌면 우리는 이 안전불감증에 대해서 너무 무관심하고 관대하다. 크고 작은 사고를 접하면서도 설마 우리집에 그런 일이? 우리 지역에서 설마? 나 하나 쯤이야 하는 생각들이 엄청난 사고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우리는 안전불감증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론과 주변에서 자주 목격하는 크고 작은 사고를 경험하면서도 동일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안전불감증에 기인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는 대형 인명사고가 터질 때마다 '안전불감증'을 지적하며 안전사고의 재발 방지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공공의 적이 되어버린 안전불감증은 때때로 우리들의 생명까지 넘보고 있다.

현재 진행형 안전불감증이란, 안전에 대해서 주의하지 않는 증세라는 뜻이며 설마 내가 어떻게 되겠느냐는 식의 생각을 가지고 자신이 사고를 절대로 당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고 아우성 칠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외양간을 튼튼히 짓는다는 생각으로 내 사소한 생활 습관 하나하나를 안전하게 유지하고 준비하는 생활태도를 만드는 자세가 필요하다.

안전불감증을 버리지 못하는 자는 곧 목숨을 버리는 자와 같다. 안전불감증은 미래의 건강한 가정과 사회를 병들게 만든다. 특히 안전불감증 사고는 우리에게 많은 시간과 비용을 지불한다. 이런 사실을 잊지 말고 실천하여 행복한 가정과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손원배 안산소방서 소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