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는 국제마라톤 지방서 인천유일"
'3·1절' '강화해변' 마라톤 등 만든 주역

"내인생 마지막 날까지 마라톤과 뛰고파
"


"내 인생 마지막 날까지 마라톤과 함께 하고 싶습니다."

인천 국제마라톤의 산증인 곽재영(80·사진)인천시육상경기연맹회장이 1일 오전 인천시 강화군을 찾았다. '제59회 3·1절 기념 단축마라톤대회'를 보기 위해서다. 곽회장은 '제1회 3·1절 기념 단축마라톤대회' 우승자이기도 하다.

"59년전이었으니까 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현재 중구청이 있는 곳에서 경찰전문학교를 돌아오는 20㎞ 코스였는데 고등학교 3학년 때 우승했습니다. 달리는 과정이 아무리 힘들고 괴로워도 완주를 하면 그 괴로움은 눈녹듯 사라집니다."

완주했을 때 느끼는 희열을 잊지 못해 마라톤을 시작했다는 그다.

일제시대 때 태어나 사회적인 분위기상 전혀 운동을 할 수 없었던 곽 회장은 1945년 광복 이후 중학교 1학년 때 육상을 시작했다. 주로 1천500m, 5천m, 1만m 등 중·장거리 종목에 출전했다.

그는 "당시에는 야구나 축구같은 구기종목이 뒤쳐져 있었기 때문에 손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라곤 육상 뿐이었다"며 "게다가 국제대회도 별로 없었고 출전할 수 있는 형편도 안됐기 때문에 주로 국내 대회를 많이 나갔었다"고 말했다.

이전에 있었던 학년별 대회에서 최우수선수로 뽑힌 일화를 소개하며 곽 회장은 잠시 감회에 젖기도 했다.
"요즘처럼 좋은 경기장에서 세련된 방식으로 경기를 하는건 아니었지만 각 학교에서 펼친 응원전은 오히려 지금보다 더 뜨거웠죠. 요즘은 육상은 커녕 마라톤에도 별로 관심이 없지 않습니까."

육상 종목 가운데 특히 마라톤에 대한 뜨거운 열기가 주춤하는게 아쉬워 곽 회장은 선수 생활을 은퇴하고 난 이후부터 대회 개최에 힘써왔다. 벌써 34년째 인천시육상경기연맹 회장을 이끌고 있고, 대한육상경기연맹에도 10년동안 몸을 담았다. 뿐만 아니라 인천시체육회 실무부회장도 12년간 맡기도 했다.

이런 경험을 십분 발휘해 빚어낸 결과물이 바로 '3·1절 기념 단축마라톤 대회', '인천국제마라톤대회', '강화해변마라톤대회' 등이다.

그는 "서울이나 다른 지방에서도 열리는 국내·외 마라톤 대회가 왜 인천에서 안 열리는지 의문을 갖은게 대회를 개최하게 된 계기"라며 "선수로 뛰면서 느낀점과 실무자로 일한 경험 등을 대회 준비를 위해 쏟아부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인천국제마라톤대회'의 경우 오래된 대회 운영 노하우 덕분에 전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높이 평가하는 대회라고 전했다.

곽 회장은 "서울을 제외한 지방도시 가운데 10년 넘도록 국제마라톤대회를 열고 있는 곳은 인천 뿐"이라며 "인천 시민들은 이 같은 사실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민은 물론 선수들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올해부터 '3·1절 기념 단축마라톤대회' 단체우승자들에게 장학금도 지급하기로 했다.

그는 "마라톤이 발전하기 위해선 선수양성과 선수 및 시설에 대한 투자가 시급한 과제"라며 "이와 함께 시민들의 관심만 더해지면 육상은 더욱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보라기자 (블로그)jb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