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성의 미추홀
인천인으로 올림픽에 나가 첫 메달을 딴 이는 장창선 선수다. 레슬링의 명문 동산고 출신으로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은메달을 땄다. 어머니가 콩나물장수를 하며 뒷바라지를 해 세상의 눈시울을 더욱 뜨겁게 하였다.
귀국 후, 도원동 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장창선 선수 환영대회'의 뜨거운 환호와 수많은 시민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나와 박수로써 맞았던 개선퍼레이드의 흥겨운 모습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아, 그 때, 그 감격이라니!
그로부터 46년이 흐른 지난 주. 또 한 명의 인천인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탄생됐다. 2010 동계올림픽에서 연수여고 2년생 이은별 선수가 여자 쇼트트랙 1천500m 결승에서 2분17초849의 기록으로 은메달을 따낸 것이다.
본보는 그간 지역언론 최초로 '향토애 고양' 차원에서 본사 접견실에 공동응원장을 마련하고 응원을 펼쳐왔는데 이 선수 부모와 체육회 관계자들이 모여 응원하는 열띤 장면은 MBC 등 타 매체의 취재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튿날 본보는 "이은별 값진 '은(銀)'… 밴쿠버 별 되다" 라는 제목을 달아 그 감격을 전했다. 또 빙상장이 단 하나밖에 없는 인천 동계체육의 열악한 환경과 그 속에서 기적처럼 꽃을 피워낸 각고의 역정도 함께 밝혔다.
다시 한번 '내 고장의 이름'을 빛낸 이은별 선수의 쾌거와 우리 선수단의 선전에 크고 따듯한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특히 이번 밴쿠버의 화려한 승전보가 우리 신세대들이 열어가는 '새 한국의 서곡'임에 주목한다. 역사상 우리가 오늘처럼 세계에 당당히 섰던 날이 언제 있었던가? 나라가 잘될 서조(瑞兆)이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