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귀
건강한 성인 하루평균 14회 분출 … 심할땐 검진

콩속 탄수화물 등이 생성촉진 … 껌·사탕 삼가야



가스가 차고 배에서 소리가 나며 방귀가 잦은 등의 증상은 아주 흔한 소화기 증세로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고 호소하기도 하는 문제다.
대부분 장관 내 가스가 증가해 생기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나 실제로 복부 내 가스의 양 방귀의 횟수나 양을 측정해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증상들을 호소해 소화기내과를 찾는 환자들은 장관에 병이 생기진 않았을까 걱정하지만 실제로 기질적 질환에 의해 이런 증상이 생기는 경우는 매우 드물며 치료도 증상개선이 주가 된다.
몸이 불편할 정도로 가스가 찬다면 가스의 생성과 구성 성분, 출처, 임상적 가스증후군, 진단 및 감별진단, 치료 방법을 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배에 가스 왜 차나
정상인의 장 내 가스 양은 약 200㎖ 정도다.
이는 공복이건 식사 후건 큰 차이가 없었고 가스가 찬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에서의 장관 내 가스량도 실제로 정상인과 큰 차이가 없다.
방귀의 양과 횟수는 개인차가 매우 심하다. 정상 성인기준의 방귀 양은 하루 476~1491㎖로 평균 705㎖고 횟수는 평균 14회 정도로 20~25회 미만이다.
횟수는 성별이나 나이에 따른 차이는 없다.
방귀의 가스는 질소, 산소, 이산화탄소, 수소, 메탄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그 성분 비율은 사람에 따라 큰 차이를 나타낸다.
가스는 공기 흡입, 장관 자체, 혈액의 확산에서 비롯된다.
음식을 삼킬 때 매번 많은양의 공기가 음식과 함께 위로 들어가게 된다. 이 공기의 많은 부분은 트림으로 밖으로 나가고 일부분이 장관 내 가스를 구성하는 것이다.
장관 내에서는 이산화탄소, 질소, 수소가 생성된다.
여러 음식으로 장에서 만들어진 수소는 혈액으로 흡수되거나 수소 소모 세균에 의해 장관 내에서 제거된다.
장관 내 세균은 수소를 흡수해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환원시키거나 이산화탄소에서 아세트산염을 거쳐 메탄을 만들어 수소를 소모한다.
바로 이 메탄이 방귀의 냄새의 주범이다. 변이 물에 뜨는 것도 메탄함유량이 많아서다.
▲증상
가스 때문에 일어났다고 생각하는 증상은 트림, 복부팽만, 잦은 방귀 등이다.
식사 도중이나 후에 나오는 트림은 생리적이고 당연한 것이지만 식사와 관계 없이 연속적으로 트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신적으로 긴장하거나, 흉부 질환이나 담낭염, 소화성 궤양, 역류성 식도염 같은 복부 질환이 있는 경우 트림을 하는 수도 있지만 대부분 기질적 질환이 없이 생기는 문제다.
하지만 트림이 잦다고 해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공기를 삼키기 때문에 생기는 현상으로 특별한 병은 아니다.
잦은 트림을 피하고 싶다면 음식을 잘 씹어 삼켜 한 번에 꿀꺽 삼키거나 천천히 먹고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시도때도 없는 방귀
잦은 방귀는 가정이나 사회 생활에 문제가 될 수 있으며 이런 사람들은 장에 큰 병이 있지 않을까 병원을 찾게 되나 실제 기질적인 질환이 있는 경우는 드물다.
젊고 건강한 성인들의 경우 방귀 횟수는 하루 평균 14회 정도이고 25회를 넘지 않는다.
시간당 방귀의 양은 100cc 이하다. 방귀의 구성성분은 식이 내 탄수화물의 양과 대장 세균총에 의해 결정된다.
잦은 방귀로 고생하는 사람들의 방귀 성분은 수소, 이산화 탄소, 메탄이 주가 되며 수소와 이산화 탄소는 주로 소장에서 흡수 안된 탄수화물이 대장 내에서 혐기성 대장세균의 발효과정에 의해 생성된다.
특히 콩 종류에 들어있는 탄수화물과 과일 내의 과당이나 소르비톨 등도 소장 내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내려와 가스 생성을 증가시킨다.
식품의 단맛을 내기 위해 쓰이는 과당은 과일이나, 양파, 아스파라가스, 밀 등에도 존재하며 이 단당류는 많은 정상 성인에서 흡수가 잘 되지 않아 가스 증상을 일으킨다.
식품 첨가물의 하나인 소르비톨도 같은 현상을 유발한다.
유당 분해효소 결핍증 환자에서 우유 섭취시 유당 불내성 증상으로 잦은 방귀, 복통, 설사가 일어난다.

▲증세 심할 땐 병원 찾아야
병에 의한 트림, 복부팽만, 방귀의 사례는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
과거 수술로 장에 맹관고리가 생겨 소장 내 세균 증가로 발효에 의해 가스 생성이 증가할 수 있으며 당뇨병, 갑상선 기능저하증, 공피증 같은 경우에도 장관 운동이 억제되어 가스 생성이 증가된다.
복부가 팽만되어 있는 경우는 복수나 종괴를, 장운동이 과도할 땐 위유문부 폐색, 장관 폐색 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병원을 찾으면 단순 복부촬영으로 장관 폐색 등을 알아볼 수 있고 필요에 따라 대장조영검사, 상부장관조영술이 실시된다.
탄수화물 흡수장애가 의심될 때에는 호기수소검사를 거쳐야 한다. 이 검사는 소장에서 흡수가 안된 유당이나 다른 탄수화물이 대장 내로 내려왔을 때 대장 세균에 의해 발효되어 수소, 이산화탄소, 메탄 등이 생성되어 이 중 수소 가스가 대장 점막을 통해 신속히 흡수되어 폐를 통해 배출되는 것을 이용한 검사법으로 유당이나 탄수화물의 흡수 장애를 진단할 수 있는 방법이다. 특히 한국인에서는 유당분해효소결핍증 환자가 85%로 그 빈도가 높아 이 검사가 유용할 때가 많다.

▲식습관으로 치료
방귀가 잦고 가스가 차 불편을 겪고 있다면 간단한 식습관 교정만으로도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공기흡입을 줄이기 위해 껌이나 사탕을 삼가고 금연은 필수다.
입안을 청결하게 유지하는 것과 긴장감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약제로는 장관 운동을 억제시킬 수 있는 마약성 진정제, 항콜린제, 칼슘차단제 등이 가스 생성을 증가시킬 수 있으니 피해야 한다.
호기수소검사로 탄수화물 흡수장애가 진단되면 콩 종류, 과일, 전분의 섭취를 줄여야 하며 유당흡수장애가 있으면 우유를 먹지 말아야 한다.
유당흡수장애가 있고 우유를 마셔야 될 경우라면 유당분해효소를 같이 먹이거나 우유 대신 발효유인 요쿠르트를 마시는 것이 좋다.
변비를 동반한 장운동장애가 있다면 섬유소나 삼투성 완화제를 투여해 치료가 가능하다.

/도움말=조행식 조치항외과 원장
/정리=장지혜기자 blog.itimes.co.kr/j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