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상思 ▧
다가오는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량이라 자처하는 이들의 출사표가 줄을 잇고 있다. 서로 이런 저런 장점을 내세워 자기가 지역 발전의 적임자라고 한다.
헌정사상 최초로 한번에 8명의 리더를 선택해야 하는 시민들의 고민도 늘게 생겼다.
그러나 인천을 떠나기로 마음먹지 않은 이상 자기 지역구에 누가 선량을 자처하는지 무관심하다면 이는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비겁한 일이 된다. 선거는 권리이기도 하지만 의무이다. 지방자치는 점점 성숙해져서 많은 권한을 누리게 되었다.

우리가 어떤 지역리더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가슴에 담아지고 손에 쥐어지는 것이 차이가 나는 시대이다. 따라서 주어진 권리를 포기할 권리도 점점 없어지게 된 것이다.
이런 유권자의 힘이 선거철에만 반짝하는 게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으나 이것도 어찌 보면 찍어 놓고 점검하지 않는 유권자들이 자초한 일이라고 생각되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어떤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를 선택해야 하는가. 우리 지역에는 어떤 인물이 적합한가.
리더십이란 남이 따라오는 것이며 자신이 앞장서는 가운데 얻어지는 어떤 권위를 말한다. 강압적이거나 조건 없는 도덕적 수용이 아니라 전략적 유용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자신의 소유물이나 전유물이 아니고 상대의 수용 없이는 의미가 없다.
리더의 조건에 많은 것들이 거론된다. 신중, 절제, 솔선, 희생, 열정, 책임감, 용기, 끈기, 창조, 포용, 도덕성, 전문성, 목표, 비전과 사명감, 청렴, 배려, 관용, 경청, 결단력 등이 그렇다
모든 리더의 조건들, 그 모든 것들은 당신의 필요에 의해 타협하지 말고 원칙대로 살아가라는 말이 아닐까. 그 원칙은 덕이며 지혜이며 지혜에는 고독과 사색 속에서 만들어지는 신중, 절제, 용기, 정의라는 다른 덕목이 있다고 한다.

리더의 조건에 고독과 사색을 사랑하는 것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무릇 훌륭한 판단은 고독과 사색, 즉 인간과 삶을 관조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 가장 선했기 때문이다.
보편적인 지도자의 조건은 위에서 나열하였으나 인천은 그런 보편적인 덕목을 포함하여 강력한 무엇을 더 지닌 지도자를 필요로 하는 특별한 도시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인천이 다른 도시보다 다른 점은 역사적 배경과 지정학적 위치에 따른 장단점,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인식되는 애향심, 그리고 세계 유수의 도시들과 경쟁해야 하는 시대적 소명 등이 그것이다,
그래서 다른 안정된 도시보다 미래를 위해 열 배는 더 발로 뛰어야하는 그런 지도자가 요청된다 할 것이다.
더 큰 포부로 더 넓고, 멀리 보면서도 작은 소리까지 아우르는 포용심을 보여줄 수 있는 자가 진정한 인천의 지도자이다. 그는 바로 폭넓은 국제적 시각과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자로서 인천의 특성을 잘 알고 인천의 물줄기를 어떻게 틀어야 하는지를 잘 아는 혜안의 가진 지혜로운 지도자를 의미한다. 더불어 고독과 사색을 즐길 줄 안다면 무엇이 더 필요하랴
과거에는 지도자가 세습되었던 시대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주민이 선택하는 시대이다. 정치란 열정과 통찰력으로 강판에 구멍을 뚫는 끈질기고 완만한 작업이다.
인천 시민은 원한다. 시민에게 희망을 주고 인천을 자랑스럽게 할 수 있는 지도자를 말이다. 우둔한 유권자는 우둔한 지도자를 선택하고 훌륭한 유권자는 훌륭한 지도자를 선택하게 된다. 아주 쉽고 교과서적인 말이지만 심오한 말이다.

지금 진행형의 인천의 모습을 한번 생각해 본다면 어떤 지도자가 왜 선택되어야 하는지 그 답이 보인다.


/신원철 전 연수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