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니가타현은 사케(淸酒)라고 불리는 일본주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요즈음에는 우리나라 애주가들에게도 알려진 고시노간바이,구보다,요시노가와 등 유명한 사케회사가 니가타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이 사케의 명산지로 꼽히고 있는 것은 니가타 평야에서 생산되는 질좋은 쌀과 눈덮힌 산악지대에서 암반을 통해 흘러내리는 물과 함께 오랫동안 축적된 사케 장인(匠人)들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여행을 함께하는 상미회 회원들과 니가타 지방을 둘러보면서 찾았던 다마가와 사케회사는 규모는 작았지만 창업 이후 19대에 이르기까지 400년간 한 우물만 파온 전형적인 일본의 중소기업이었다.
1610년 에치코 지방으로 이주한 메구로(目黑) 가문은 그 당시 다카다(高田) 번주로부터 양조면허를 얻어 사케를 빚기 시작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4세기 동안 19대손에 이르기까지 대물림을 하면서 한 우물만 파왔다는 사실도 놀랍거니와 시대에 따라 변하는 소비자 입맛에 부응하려는 자세 또한 인상적이었다.
눈 많은 지역특성을 이용해서 눈 속에 사케를 저장하는 특수저장법을 개발했는가 하면 알코올 도수를 36도까지 올리는 증류주를 내놓고 있었다. 회사 내에 마련된 직매점에는 백여종이 넘는 각종 사케와 관련제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19대 사장인 메구로씨는 소비자 기호에 부응하기 위해 다품종 소량생산을 회사의 기본전략으로 삼고 있다고 했다.
1797년도에 지은 메구로 가문의 저택은 일본문화재로 지정돼 있었고 사장 가족이 거주하고 있는 유서깊은 건물이었다. 스몽촌에 위치한 다마가와 사케회사를 둘러보면서 대물림을 통해 전통과 기술을 축적하는 중소기업들이 강한 일본을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