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언 ▧ 류청영 인천황해도민회장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2년9월 대선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수도권 집중억제와 낙후된 지역경제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충청권에 행정수도를 건설, 청와대와 중앙부처가 옮겨가겠다"고 공약을 했고, 그 공약 때문에 충청권에서 득표 1위를 해 결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노 전대통령 스스로도 공약으로 재미를 보았다고 공식석상에서 말한 바 있다.

세종시는 이처럼 첫 출발의 목적이 건전하지 못했고, 첫 단추가 잘못 끼워진 것이다. 잘못된 것을 알면서도, 반대했다가는 그 지역의 표를 잃을 것을 의식해 반대를 하지 못하고 있었다.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짐이 없이, 다만 국가미래를 위해, 후손들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잘못된 것을 바로 잡으려는 노력은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다.

원안대로라면 세종시가 서울에서 2시간 거리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공무원이 가족과 함께 세종시로 이사를 가기보다는 출퇴근하여 상주인구가 늘어나지도 않을 것이고, 공무원이 세종시로 간다고 해서 기업이 따라가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고용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어서 공휴일에는 불꺼진 식물도시가 될 것이다.

그런데 개정안에는 삼성, 한화, 웅진, 롯데, SSF 등 대기업과 고려대, KAIST 등 대학을 유치해 교육과학중심 경제도시가 되면 그 지역의 고용창출은 물론 경제적으로 활성화가 될 것이 확실하다. 지역 균형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본래 목적에도 부합되는 수정안이다.

2030년에 완공하려던 것을 10년 앞당겨 2020년에 완공하려는 수정안을 보면 충청도민들이 반대할 것이 아니라 오히려 충청도 이외의 지역주민들이 충청도에 주어진 특혜가 지나치다고 시비를 걸지 않을까 걱정이 될만큼 획기적으로 충청도에 유리하게 되어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세종시만 보이고, 경기도는 안 보이느냐고 공개적으로 불평을 하고 있다.

세종시 수정안 반대에 앞장선 자들은 가슴에다 손을 얹고 양심에다 물어 보라. "정말 내가 국가와 충청도민의 이익을 위해서 반대하는가. 아니면, 내가 속해있는 정당과 나 자신의 이해득실 때문인가." 양심껏 대답해보라. 수정안에 반대하는 자들은 국가의 미래보다 당장 눈 앞의 충청도 표만을 의식하고 반대하고 있다.
개인이든 국가든 약속은 지키는 것이 좋다. 하지만 약속을 어기는 것이 나쁘다는 것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약속을 어기는 것이 나쁘다는 것이지, 국가의 미래와 후손을 위해서, 정치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잘못된 약속을 바로 잡기위해 약속을 어기는 것이라면 나쁜 것이 아니다. 세종시 원안의 약속을 어기는 것은 어느 누구의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의 이익을 위해서이다.

말을 바꾸었다가 대선 또는 총선에서의 득표에 불리할까봐 찬성해야 할 것을 알면서도 반대를 하는 정치인이 있다면 이런 표에 눈이 먼 정치인은 나라의 발전을 위해 퇴출돼야 한다. 득표에 불리하더라도 국가의 미래를 위해, 나는 안되더라도 국가가 잘 되는 방향을 선택하는 정치인이 될 때 국민이 진정한 정치인으로 선택할 것이다. 헌법도 고치는데 세종시법을 고치지 못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