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호수 원장 에이스 피부과
국내 고교생 76% 증상 … 피지 과다분비 등 원인

과도한 업무·스트레스 영향 … 방치하면 탈모도

샴푸전 충분한 빗질 효과적·녹황색 채소 도움



회사원 백민호(39)씨는 요즘 사무실에서 매일 입어야 하는 검정색 근무복이 여간 신경 쓰이는게 아니다.
어깨부분에 소복히 쌓이는 비듬 때문이다.
자주 털어내도 금세 하얀 가루가 내려 앉아 혹여 직장동료들에게 지저분한 이미지로 비춰질까 염려된다.

● 지루성 피부염의 대표 증상-비듬
요즘 같이 건조하고 추운 겨울철에는 두피의 비듬으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늘어나지만 머리를 자주 감지 않거나 단순히 두피가 건조해져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가볍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비듬은 지루피부염이라는 두피 질환의 대표적인 증상으로 만성적으로 반복되기 때문에 꾸준히 관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루성 피부염은 주로 피지분비가 활발한 두피와 얼굴 등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두피 각질층은 정상적으로는 한 꺼풀씩 서서히 벗겨지지만 그 양이 증가하면서 큰 덩어리를 이루게 되고 이게 바로 우리가 부르는 비듬이다.
미국에서는 20대 백인의 50%에서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는가 하면 국내에서는 고교생의 76%가 비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비듬과 지루피부염은 대부분 두피세포의 늘어짐, 호르몬 계통의 불균형, 피지 과다분비 등 복합적인 원인 때문에 발생한다.
곰팡이가 질병의 원인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곰팡이가 비듬 형성에 영향을 미칠 뿐 원인균은 아니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특히 기온이 차고 건조해지는 겨울철에 더욱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며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 건조한 공기, 공해 및 먼지 등이 영향을 준다.

● 지성 피부에서 나타나
지루피부염의 증상은 일반적으로 휴식을 취하면 증상이 완화된다.
증상으로는 비듬, 가려움증, 기름기 있는 노란 비늘, 홍반 등이 나타난다.
지루성 피부염으로 인한 비듬은 남성호르몬의 과다분비, 강한 세정력을 가진 샴푸나 비누의 사용, 머리 정전기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지 분지가 왕성한 사춘기, 40~70세 사이에 주로 나타나며 성인의 경우 여성보다는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고 지성 피부인 사람에게서 주로 보인다.
최근에는 여성들도 코팅이나 염색, 파마 등으로 인해 두피나 모발손상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 올바른 생활 습관과 꾸준한 치료 필요
머리 저녁에 감고 잘 헹궈야=지루성 피부염으로 인한 두피의 염증은 탈모를 촉진시킬 수 있으므로 비듬이 생기거나 두피가 가렵기 시작하면 곧바로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먼저 올바른 두피 관리 요령이 필요하다.
비듬이 생겼다고 머리를 자주 감으면 오히려 수분증발과 피지선 분비를 촉진시켜 악화시키게 된다.
반대로 탈모가 동반된 경우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고 생각해 매일 감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는데 두피의 더러움이 제거되지 않을수록 탈모가 촉진되므로 최소 1주일에 5회 정도는 감는 것이 좋다.
두피가 심한 지성이고 지루성 피부염이 심한 상태라면 아침, 저녁으로 1일 2회 감고 호전되면 1일 1회로 줄인다.
건성 두피의 경우는 이틀에 1번 정도로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샴푸는 낮 동안 두피에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기 위해서 가능하면 저녁시간에 하는 것이 좋다.
먼저 샴푸 전에 빗질을 충분히 해주어서 낮 동안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동시에 두피 마사지를 해 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머리를 감을 때는 미지근한 물로 샴푸 거품을 충분히 내 비듬과 각질층이 충분히 부풀어 오르게 한 후 역시 미지근한 물로 여러 번 헹구어준다.
손톱으로 과도하게 문지르면 두피에 상처를 내고 딱지가 떨어져 세균 감염의 위험성이 높아지므로 가능하면 손가락 끝으로 두피를 골고루 마사지 하듯 문지르면 피부 손상도 적고 두피 혈액순환을 돕는다.
린스와 트리트먼트에는 오일 성분이 많아 두피에 남게 되면 피부염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잘 헹구는 것이 중요하다.
머리를 감고 난 후에는 잘 말려야 한다.
두피에 물기가 남아 있으면 세균이 쉽게 번식해 비듬과 탈모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머리는 자연 바람에 건조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수건으로 거칠게 문지르거나 빗질하면 모발이 상하고 갈라지기 쉽다.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는 경우 찬바람으로 30㎝ 이상의 거리를 두고 사용한다.
이 밖에 지루성 피부염이 있는 상태에서 모자를 즐겨 쓰면 두피 환경이 나빠지면서 염증도 심해지고 탈모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모자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무스나 스프레이, 젤 같은 헤어용품은 모발이나 두피의 기름기가 피부 세포들과 합쳐져 두피에 자극을 주니 되도록 피해야 한다.
불규칙한 식사습관, 편식, 무리한 다이어트 등은 두피와 모발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인스턴트식품 피하고 심할땐 비듬치료제 사용해야=비듬과 탈모증상이 있는 환자라면 균형 잡힌 식생활을 하면서 인스턴트식품과 커피, 콜라, 술, 담배 등의 기호식품은 가급적 삼가야 한다.
모발 성장에 도움이 되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류, 우유, 달걀, 검은콩, 검은깨, 다시마와 같은 해조류, 시금치와 같은 녹황색 채소, 섬유질 식품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평소 생활습관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울 만큼 비듬이 심하다면 비듬치료제 사용을 권한다.
삼푸형 비듬치료제에는 항진균·항염작용을 하는 성분이 들어 있어 두피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되는 곰팡이균의 비정상적인 번식을 억제해준다.
여기에는 '케토코나졸', '셀레니움 설파이드', '징크 피리치온' 등 항균성분의 샴푸가 이용되며 일주일에 2~3회 정도 세척하면 효과적이다.
건성 비듬의 경우 두피에 수분과 영양을 공급해 오일이나 크림을 발라 두피 마사지를 하면 도움이 된다.
피부의 염증이 심하다면 스테로이드 성분의 로션 혹은 용액 등을 두피에 바르는 것도 증상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항히스타미제나 향진균제 등의 약물을 복용할 수도 있고 심하게 긁어 2차 세균감염이 발생했다면 항생제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비듬 오래 두면 탈모도=탈모 예방 치료를 병행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두피에 나타난 지루성 피부염을 오래 방치하면 두피가 손상돼 모근에 영양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기 때문에 모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게 돼 머리카락이 가늘어지거나 빠지는 등 탈모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두피의 기름기와 먼지, 비듬을 깨끗이 제거하고 두피에 영양액을 주입해 모근을 튼튼하게 해주는 두피케어를 병행해주면 지루성 피부염 치료와 탈모 예방에 도움이 된다.

/정리=장지혜기자 blog.itimes.co.kr/j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