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석의 지구촌
쿤밍(昆明)은 중국 서남부에 위치한 운남성의 성도(省都)다.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와 인접한 운남성은 39만㎦로 한반도의 두배에 가까우며 인구는 5천만명을 육박하고 있다.

지난주 말 인천 유나이티드 프로축구단이 주관하는 남북한 유소년축구단의 현지 훈련과 남북한 팀의 공식경기를 관람하기 위해 오랫만에 쿤밍을 찾았다. 겨울철임에도 날씨는 10~20도의 쾌적한 기온이었고 습도도 낮아서 전지훈련에는 최적지임을 느낄 수 있었다.

해발 2천m의 쿤밍시가지는 새도시계획에 따라 넓은 도로들이 사통팔달로 뻗어 있었고 시민들의 생활도 과거에 비해 윤택해 보였다. 특히 아파트 등 주거단지의 개발은 천편일률적이고 획일적인 것이 아니라 중국의 전통미가 가미된 다양한 설계들이 채택되고 있어서 도시미관이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개발 초기부터 도시계획과 아파트단지 건설을 아름답게 조화시키고 있는 중국지도자들의 안목이 돋보였고 부럽기조차 했다.

쿤밍시에 자리잡고 있는 신아시아체육성은 축구 뿐 아니라 각종 올림픽 종목스포츠 훈련시설이 완비된 스포츠 콤플렉스였다. 이곳 축구장에서 지난 23일 벌어진 남북한 유소년 친선축구경기는 남북한의 젊은 축구꿈나무들이 그들의 기량을 한껏 발휘하는 뜻있는 경기였고 남측팀이 2:1로 이기기는 했지만 경기력은 우열을 가리기 힘든 막상막하였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선수들에게 "금년은 FIFA월드컵 대회에 남북한 팀 모두가 치열한 예선전을 통과해 함께 출전하는 역사적인 해"라고 전제하고 "앞으로 여러분들이 대표 선수가 될 때 쯤이면 남북한이 단일팀을 구성해 세계를 제패하기 바란다"는 인사말을 하면서 남북분단의 현실을 실감하면서 가슴이 아팠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