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제찰갑(鐵製札甲) : 옛날 전사들이 입었던 갑옷의 종류는 생각보다 많다. 그 가운데 몸을 가장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던 것은 '작은 비늘 모양으로 만든 쇠 조각' 즉 '철제찰갑'을 천에 덧대어 만든 갑옷이라고 한다.
오수전(五銖錢) : 앞면에 '오수(五銖)'라고 표기한 한나라 때의 동전 이름이다. '수(銖)'는 무게 단위로 오늘날 약 0.65g으로 추정하고 있다. 당나라 초기까지 사용했다는 '오수전'은 곧 '5수'의 무게로 만든 화폐란 뜻이다.
철경동촉(鐵莖銅鏃) : 창, 칼과 함께 사용한 기본적 무기가 화살이다. 촉, 자루, 오늬 세 부분으로 되어 있으나 자루와 오늬는 썩기 마련이어서 대개 촉 부분만 유물로 남는다. 자루는 쇠, 촉은 청동인 화살을 가리킨다.
이 세 가지 유물은 '리포인천개발(주)'의 의뢰로 중구 운북동 일대에서 조사를 벌인 한강문화재연구원이 최근 발굴한 것이다. 더불어 삼국시대의 주거지, 성격 미상의 수혈(竪穴·구덩이)도 공개해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원의 말대로 철제찰갑이 남한에서 가장 오랜 것이고, 오수전이 한대 중국과의 교류를 나타내 주는 유물이라면 이는 인천사의 현장이 기원전 1세기경 중구 영종도 일대로까지 확장되는 중대한 사적 사건인 것이다.
그럼에도 지역매스컴들이 이를 아예 다루지 않거나 혹 다룬다 해도 눈에 잘 띠지 않는 간지(間紙)에 실은 이유를 모르겠다.
또 하나. 명색이 박물관 사업의 선구지인 인천에 아직도 매장문화재 전문 조사기관 한 곳이 없어 외지의 손을 빌렸다는 것도 씁쓸하다. 우리에게 주어진 역사 숙제가 한둘이 아닌 것 같다.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