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명의 / 조행식 조치항외과 원장
여기 흰색 가운을 입지 않는 의사가 있다. '의사답지 않게' 보이기 위해서다.
조행식(50) 인천 부평구 조치항외과 원장은 환자들이 의사를 친근하게 여길 수 있도록 진료실 분위기에도 신경을 썼다. 은은한 조명과 오래된 나무 냄새는 환자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근심을 덜게 하기 위한 조 원장의 발상이었다.
그는 의사란 환자와 함께 각자의 병에 대해 상의하고 가장 현명한 해결법을 찾아가는 조력자라고 생각하고 있다. '편한 치질 전문 병원'으로 입소문을 타 전국에서 환자가 몰리는 것도 이런 요인 때문일 것이다.
올해로 22년째 의사생활을 하는 조 원장의 의대 입문에는 조금 남다른 사연이 있다.
"전 원래 공대생이었죠. 2학년때 나병환자촌이던 소록도를 찾았다가 아픈사람들을 치료하는 의학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됐어요. 그 다음해 의대 시험을 보고 입학했죠."
의술이 필요하지만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을 찾아다니는 조 원장의 의료봉사 행보는 이미 이때부터 시작된 것일지 모른다. 보따리에 치료 장비를 싸 매고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이들을 찾아다니다가 인천 가톨릭회관에서 외국인 근로자들을 무료 진료한지도 20년이 넘었다.
하지만 조 원장은 아직 성에 안차는 눈치다.
"요셉의원처럼 소외계층을 위한 무료진료소에서 하루 종일 일하는 것이 소원입니다. 남들처럼 가진 게 없어 더 아픈 사람은 없어야 하니까요."

/장지혜기자 (블로그)j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