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떨림
피로·갑상선중독 등 주원인충분한 휴식·마사지 등 효과2주이상 증세땐 정밀진단을


얼굴을 보면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
살다보면 자기가 가진 감정을 숨길 때도 표정을 감추어야 할 때도 있지만 잘 감춘다고 하더라도 자신도 모르게 어쩔 수 없이 드러나는 숨겨진 표정도 있다.
내 의지와 상관없이 눈 밑이 실룩 대거나 심하면 얼굴 전체와 목, 어깨까지 경련이 오는 '떨림 증세'가 그렇다.
사람들 앞에서 갑자기 이런 증세가 오면 말하거나 눈을 마주치는 게 신경 쓰이고 자주 증세가 지속되면 집중이 안되고 시야가 흐려지게 된다. 또 책을 읽거나 길을 걷는데 방해되고 사회생활에 곤란을 겪게 된다.

▲긴장하면 심해져
경련이 오는 부위에 따라 용어도 다양하다.
한쪽 눈꺼풀은 '눈떨림' 또는 '안검 섬유성 근간대경련', 얼굴까지 퍼지면 '편측 안면연축(Hemifacial spasm)', 양쪽 눈꺼풀이 경련적으로 떨리면서 감기는 증세는 '안검경련(Blepharospasm)'이라고 한다.
편측 안면 경련증은 한쪽 얼굴에 얼굴 근육을 담당하는 신경이 과도하게 쏠려 눈과 입 주위 근육이 실룩 거리는 증상으로 눈 주위부터 시작해 안면부위 근육으로 진행한다.
드물게 입 근처에서 시작하는 경우도 있으며 남자보다 40대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한다.
발병초기에는 대개 아래 눈꺼풀이 간간이 떨리는 것부터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한쪽 눈 전체에 경련이 일어나고 더 진행되면 입 주위 근육까지 경련이 일어나게 되므로 한쪽얼굴 전체가 찡그리는 모양이 된다.
이런 증세로 수개월간 지속하면 입술주위까지 떨면서 한쪽얼굴에 감각이 없는 듯 느껴지고 심한경우는 눈을 뜨지 못한다. 특히 이 증세는 긴장하거나 남 앞에 얼굴을 대고 말할 때 심해진다.

▲신경과로·불안 등이 원인
떨림증세는 안면신경마비 뒤 후유증세로 오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뇌간에서 시작되는 안면신경이 두개골로 들어가기 전에 뇌혈관과 맞닿으면서 전기, 기계적 자극과 손상을 받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동맥은 가만히 있지 않고 박동을 치기 때문에 이 힘에 의해 안면신경의 껍질이 벗겨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신경은 마치 전깃줄에 피복이 벗겨진 상태가 돼 누전이나 방전이 일어나는 것처럼 신경에는 뇌의 신호가 없이도 안면근육이 움직이는 안면경련이 일어나는 것이다.
피로나 과로, 신경과로, 불안, 갑상선중독, 세동성 경련, 안면신경자극, 삼차신경자극, 뇌 내의 종양, 출혈 등이 주된 원인이다.
일부 신경안정제와 약물의 잘못된 복용 때문에 혀와 입이 비정상적으로 저절로 움직이는 증상이 반복되며 이런 증상이 상당기간 유지되기도 한다.

▲치료
-가벼운 증세엔 쉬는게 최고=과로나 과음 이후, 잠을 충분히 못 잤을 때 오는 일시적인 안검경련은 푹 쉬면 좋아진다. 또 가볍게 만져주면서 맛사지를 하고 마그네슘과 비타민을 공급해주면 증세는 금방 낫는다. 담배를 피지 않는것도 일시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신경안정제와 항경련제 등 신경에 흥분을 줄여주는 약물과 근이완제를 사용하는 약물치료는 아주 가벼운 경우를 제외하고는 충분한 치료 효과를 얻기 힘들며 대게 1~2주의 임상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일주일 이상 지속되면 안구의 눈물샘이 말라 안구건조증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반복된 증세땐 전문가 상담 받아야=2주 이상 이어지면 하안검에서부터 상안검까지 떨릴 수 있으므로 이때는 정밀진단이 필수다.
진찰은 뇌자기공명영상으로 뇌기저부와 뇌혈관의 주행을 함께 보면서 뇌간주위 혈관이 안면신경과 붙어있는지를 확인하며 뇌 내의 종양을 관찰해야 한다.
전문의의 진단을 거쳐 수술을 해야 한다면 수술요법은 후두부를 일부를 동전크기만큼 절개하고 현미경으로 신경과 뇌혈관 사이를 분리시키는 미세 혈관 감압수술이 효과적이다.
최근에는 수술 중 뇌신경감시 장치 등의 도움을 받아 비교적 안전한 수술을 하고 있다.
약 85~90% 의 완치율을 보이지만 재수술이 필요하거나 수술 후 호전되다가 다시 발병하는 경우도 있고 뇌를 수술한다는 부담이 있다.
-3~6개월 마다 보톡스=보톡스 주사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잘못 보관된 소시지나 통조림에서 나온 물질인 보톡스는 근육을 마비시킬 수 있어 과도하게 혹은 비정상적으로 수축된 근육을 이완시키는데 쓰여왔다.
보톡스에서 분비되는 독소는 근육내 신경말단에서 분비되는 아세틸 콜린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을 차단해 근육이 수축하는 것을 억제한다.
보톡스 주사요법은 사시, 안검경련, 편측안면경련, 사경증, 안면 근이긴장증, 발음장애, 근이긴장증이나 강직, 배뇨장애 이들 질환에서 안전하고도 뚜렷한 치료 효과를 보인다.
보톡스는 비정상적 수축을 일으키는 안면 근육에 7~8군데 정도 주사를 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심각한 부작용은 없지만 멍이 들거나 안면 근육이 뻣뻣해지는 정도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
또 주사약의 효과가 너무 강한 경우 눈이 꽉 감기지 않거나 표정이 부자연스러워지고 입이 돌아갈 수 있지만 이런 부작용들은 대부분 일시적이다.
다만 보톡스의 효과는 영구적이지는 않아서 3~6개월 마다 주사를 반복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주사를 맞은 뒤 일반적으로는 주사 2~3일 뒤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최대효과는 10일에서 3주 정도 지속된다. 그 뒤로는 서서히 효과가 감소되지만 4개월 정도 효과가 지속되다가 6개월 후에는 보톡스 효과가 완전히 없어진다.
임산부는 태아와 산모의 안전을 위해 피하는 것이 좋으며 혈액이 잘 굳지 않는 출혈성 질환이나 항응고제를 복용하는 경우에는 주사부위의 출혈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김미라 화수성심병원 원장
/정리=장지혜기자 (블로그)jj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