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성 인천시 도시계획과장
2010년은 경인년이자, 60년 만에 찾아온다는 백호랑이 해이다.

언제나 그렇듯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면 지나간 한해를 되돌아보게 된다. 지난 한해, 인천시는 다른 어떤 도시들보다 중요하고 뜻깊은 한해였다. 신종플루와 세계금융 위기 등 많은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2009인천세계도시축전은 670여만명에 이르는 국내외 관람객이 방문했으며, 아태도시정상회의, 세계환경포럼 등 사상 최다 국제회의가 축전 중 성공적으로 개최되었다.

축전을 통해 시민 스스로가 참여하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시민 주도형 축제 모델을 창출했고, 인천시의 위상 및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미국 보잉사, CISCO, 존스홉킨스 병원과 각종 유엔 산하기관 및 지방사무소 등을 유치하면서 12월 현재, 외국인 직접투자 7억 달러 이상의 투자유치 성과 및 국제도시로써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지난해의 성과를 바탕으로 2010년에는 미흡한 부분은 보강하고, 잘 된 부분은 더 강화하여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해가 돼야 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2010년은 최근에 대두되고 있는 '녹색·문화·활력 도시'와 같은 시대적 패러다임이 반영된 도시계획의 추진이 필요한 시점이다. 다시 말해 산업유산, 문화, 주민참여 등이 중심이 되는 소프트파워를 활용해 구도심을 전략적으로 개선해 나감으로써 문화 및 활력도시로써의 위상 강화와 전통과 혁신이 공존하고 새로운 것과 오래된 것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인천다움'을 불어 넣어야 할 것이다.

기존 신도시가 새로움, 첨단, 기술이란 상징성을 가진다면 구도심은 오래된 것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역사, 전통문화, 추억 등 긴 시간 동안 쌓여진 다양한 문화가 존재한다.

특히 오랜 역사와 다양한 산업이 위치한 인천의 경우, 창조적 아이디어 발굴과 인천시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역사·문화자산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활력있는 도시' '매력적인 도시'로써 지역 경쟁력을 높여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인천시는 내외국의 관광객들에겐 삶의 흔적과 역사의 향기가 묻어나는 '매력적인 도시'로, 시민들에겐 자긍심과 애향심을 고취시키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활력있는 도시'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지역 커뮤니티와 복지 등 지역 주민들의 요구에도 귀를 기울임으로써 주민들의 삶의 질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녹색도시를 위해 정부는 '저탄소 녹색성장'을 핵심 국정과제로 설정하고, 37조원 규모의 국비 지원 등 정책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으나 도시 전반의 계획과 관리 등 도시계획적 차원의 연구 및 정책 방향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 도시계획에서는 환경, 건축, 관광, 교통 등 각 분야별로 이루어진 연구들을 도시 전체 차원에서 통합하고 조정하는 역할로서의 기능이 필요하다.

또 개발사업 측면에서 신도시에서는 탄소제로도시를 지향하고, 구도심에선 다양한 시범사업들을 통해 저탄소 녹색도시로써의 세계적 기준이 되도록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백호는 예부터 영물로 여겨 청룡, 주작, 현무와 함께 네 방위를 지키는 수호신으로 신성시 해 왔다. 또한 일반적으로 먼저 상대방을 공격하는 일은 없으나 한 번 싸울 때는 물러서지 않고 용맹스러울 뿐만 아니라 무리들 사이의 다툼을 중재하고 잘 뭉치는 등 화합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

2010년, 인천시는 강인하고 용맹스러움을 상징하는 백호처럼 희망차고 새로운 한해를 시작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