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원 한국언론인협회 사무총장
청와대가 경인년 신년 화두로 일로영일(一勞永逸) 4자성어를 선정했다고 한다. 일로영일은 중국 북위시대의 학자 가사협이 쓴 제민요술이란 농업관련 서적에 나오는 성어로 지금 고생하고 오래도록 안락을 누리자는 뜻이다. 신년에는 더욱 열심히 일해 잘사는 나라의 기틀을 다지겠다는 의지로 보여진다.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담겨진 것같다. 사실 이 대통령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국정운영도 일로영일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 참석했다 귀국하자마자 쉴 틈도 없이 거리도 가깝지 않은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를 찾아 한국전력 컨소시엄의 4백억달러 규모 원자력발전소 건설 수주를 진두지휘한 것을 보면 그렇다. 대통령이 기업의 CEO나 해야 될 일을 직접 나서서 수주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입술이 터져가면서까지 그동안 원전 수출에 공을 들인 것은 한마디로 국익을 위한 것이다.

5년 단임대통령이라 주어진 임무만 성실히 수행하면 되지만 이같이 일개 기업의 CEO 역할을 자처한 것은 국가의 장래를 위한 것으로 순수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순리이다. 원전 수출 성공으로 40%대를 오르내리던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50%가 넘어선 것만 해도 이를 잘 증명해 주고 있다. 그런데 이 대통령의 충정을 야당이나 일부 신문과 시민단체에서 왜곡하거나 깎아내리는 데 혈안이 돼 심히 안타깝다.

열린우리당을 계승한 민주당은 자신들이 집권기간에 아랍에미리트의 원전 수주 기반을 닦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일부 언론과 시민단체는 대다수 신문들의 보도태도를 문제 삼으며 언론의 기본사명까지 들먹이고 있다. 언론은 정권홍보가 아니라 감시와 견제인데 친여 매체들이 이를 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일부 신문은 우리가 대규모 원전건설을 수주했어도 원천기술이 없어 속빈강정이란 표현까지 써가며 깎아내리고 있다.

물론 원전건설 핵심기술인 펌프와 증기터빈 등은 한전컨소시엄인 미국 웨스턴하우스와 일본 도시바회사에서 기술을 도입해야 하지만 전체 부품의 98% 가량은 국내기술로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이번 원전건설 수주를 비하하는 것은 우리의 기술 수준을 우습게 보는 거나 마찬가지이다. 더구나 이번 원전건설 수주로 우리의 기술력은 더욱 업그레이드 될 것이 틀림없다.

정부도 2012년쯤엔 완전히 원전건설 기술자립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세계 각국에서 녹색성장 친환경으로 원전이 크게 부상하면서 원전을 건설하려는 국가가 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아랍에미리트 원전건설 수주는 조선과 반도체, 자동차와 함께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품목으로 각광을 받을 것이다. 실제로 올해 한국형 원자력발전소의 터키·요르단 수출 전망이 매우 밝다고 한다.

정부는 100억달러 규모의 터키원전에 건설방식과 가격 등을 놓고 수출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고 이미 우리나라를 2억달러 규모의 연구용 원자로 건설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요르단에는 상용원전인 발전용원자로 1기 수출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카자흐스탄과 태국, 베트남, 남아공 등에도 중소형원자로를 수출할 계획이고 100기 이상의 원전 추가건설을 계획중인 중국시장을 겨냥한 시장 진출 전략도 정밀하게 짜고 있다고 한다. 이번 원전 수주는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성장 동력이어서 이를 과소평가할 수 없는 것이다.

독재자라는 박정희 전대통령이 오늘날 재조명을 받고 있는 것은 우리 국민이 잘 살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주었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돼야 할 것이다. 우리 속담에 사촌이 땅 사면 배 아프다는 말이 있다. 예전부터 내려오는 이 같은 우리 국민의 고질병이 또 다시 기승을 부리는 것 같아 걱정이 앞선다. 정적이나 이념 등이 다르더라도 잘한 것은 잘했다 못한 것은 못했다 하는 등 사리가 분별해야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