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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의 두바이가 무너졌다. 2009년 11월25일, 두바이의 최대 국영회사인 두바이월드가 채무상환 유예를 요청하면서 사실상 모라토리엄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후 아랍에미리트의 최대 토후국 아부다비 정부의 긴급지원으로 두바이쇼크는 다소 진정되는 듯했으나, 두바이가 재기하려면 상당한 세월을 필요로 할 것이다.

두바이의 모라토리엄 선언 이후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으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인천시가 그동안 두바이를 롤 모델로 삼아 IFEZ를 '제2의 두바이'로 개발하겠다고 공언해왔기 때문이다.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 속에 부동산가격 등 기초자산 가치의 급속한 하락으로 두바이가 무너지자 송도도 두바이의 전철을 따라가는 것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런 우려는 전적으로 오해에서 비롯된 것임을 밝히고자 한다.

첫째, 두바이와 송도는 재원조달방식에서 큰 차이가 있다.

두바이는 인구 150만명의 조그만 사막도시인데다 석유도 나지 않아 외국자본과 값싼 해외노동력 등에 100% 의존했다. 그러나 송도는 기반시설 및 정주요건 조성에 주력하는 개발 초기단계로 해외자본보다 국내자본 위주로 건설되고 있다. 기반시설은 토지매각대금, 분양수익금 등을 재투자하여 건설하였고 주거 및 상업시설은 선분양 방식으로 이루어져 역설적으로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고 있다.

둘째 개발주체의 차이다.

두바이가 아부다비라는 잠재적 후원자와 두바이월드라는 국영기업이 개발주체로 나섬으로써 투자자들이 리스크를 과소평가하였고 정부관계자들도 근거없는 자신감을 갖게 됨으로써 과잉·과대투자로 인한 자산버블이 형성되었다. 반면 송도는 공기업비율은 제한적이고 대부분의 개발이 다수의 민간개발사업자가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셋째 개발방향에서도 많은 차이가 난다.

두바이는 휴양, 레저&금융도시로 서비스산업 위주의 자생력 없는 소비도시를 지향함으로써 제조업 기반이 부족한 상태에서 부동산 개발·주거·휴양시설 등에 치우쳤다. 그러나 현재까지 송도는 전체 개발면적 53k㎡ 중 주택건설용지는 9.9%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첨단고부가가치 제조업, R&D, 교육, 연구기관 등의 '클러스터'로 조성된다.

마지막으로 대내외적 여건의 차이다.

두바이는 중동의 무역·금융·관광 허브를 비전으로 개발되었다. 하지만 주변국가 대부분이 오일달러를 원천으로 하는 산유국가로서 석유이외에는 인력,기술,내수기반이 취약하다.

반면 송도는 전세계에서 가장 성장잠재력이 큰 동북아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울 및 수도권지역 인구 2,300만명의 대규모 내수시장을 배후로 가지고 있다. 세계 최고수준의 인천공항과 인천항 등 물류인프라가 완벽하다. 여기에 더해 세계 12위 경제대국 대한민국의 기술력이 뒷받침하고 있다.

IFEZ는 지난해 1단계 사업을 성공리에 완료했다. IFEZ는 이제 국내외 자본과 글로벌 기업유치에 전념하고자 한다. 이런 시점에 '신화에서 쇼크로' 급전직하한 두바이의 위기는 여러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외형집착과 무리한 차입의 위험성, 실물경제의 뒷받침없는 성장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창조적 리더십과 정책적 유연성은 여전히 IFEZ가 배울 점이라 하겠다.

하여튼 IFEZ 전 직원은 거시적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해가면서, 위기에 잘 대처하여 우리의 최종 목표인 누구나 살기를 원하고 기꺼이 투자할 수 있는 매력적인 국제도시를 만들어 나가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허영수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공보담당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