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경제
#1: '아이를 똑똑하게 키우고 싶은가?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어라.' 교육 전문가들의 일치된 의견이다. 특히, 잠들기 전에 책을 읽어 주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한다.

어떻게 보면, 우리가 이만큼 사는 것은 산업화 세대가 어른들로부터 들었던 옛날 이야기에 영향을 받았다고 볼 수 있다. 호랑이를 이긴 곶감 이야기에서는 지식의 중요함을 알았고, 굴비를 천장에 매단 자린고비 이야기는 저축의 중요성을 일깨웠다. 교회 주일학교에서 들은 서양식 '옛날 이야기'도 예외가 아니었다.

골리앗을 이긴 다윗의 이야기는 자신감을 주었고, 한 사람이 오천명을 먹이는 이야기를 통해 기업가 정신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이 옛날 이야기들은 변변한 책도, 인터넷도 없었던 세대의 유일한 미래로의 통로였다.
어렸을 때 품은 꿈과 환상이 자라 희망이 되고, 목표가 생겨 세계 10위권의 국가라는 현실이 되었다.

#2: 영화 '아바타'가 전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타이타닉 등이 보유한 역대 기록을 전부 갈아치우리란 전망이다. 국내 외화관객 동원 1위인 트랜스포머의 기록을 1월 중에 넘어설 것이 확실하다. '아바타'는 인터넷 게임의 캐릭터 개념을 인간과 결합해 영화로 만들었다. 이런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고, 이미 했을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구현하는 기술과 사람들을 엮을 줄 아는 창의적 인물의 존재이다. '아바타'라는 혁명적 영화는 제임스 카메론이라는 영화감독 때문에 가능했다. 배우의 표정을 캐릭터에 담고, 죽어가던 3D 기술을 다시 살리는 창의성은 놀랍기만 하다.

쓰레기를 잔뜩 모아놓는다고 해서 로봇이 만들어지지는 않는다. 널려있는 자원을 이용해 꿈을 디자인하는 능력만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영화 '아바타'의 경우, 탄탄한 스토리가 있어 감독의 꿈이 현실로 이루어질 수 있었다. 결국 이야기가 그 중심에 있었다.
#3: 지난 10년 간 세계경제의 화두는 글로벌화의 진전이다. 이를 반영하듯 250여개의 FTA(자유무역협정)가 국가 간에 체결되었다. 우리나라도 미국, EU와 FTA 협상을 타결한 바 있다. FTA는 기존의 좌판을 놓고 장사하는 방식에서 해외시장을 찾아나서는 적극적 의미의 발상 전환을 의미한다. 무작정 앉아 손님을 기다리는 대신 고객의 수요를 발굴해 적합한 상품을 제시하는 방식이다. 국제적 상품거래가 일방적이 아닌 개방적으로 바뀐 것이다.

얼마 전 지식경제부 장관은 국제회의에서 노타이 차림으로 아이돌 가수처럼 무선마이크를 뺨에 붙이고 연설을 했다. 정부조차도 기존의 '좌판식' 사고 방식에서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물론 상품조달 능력과 삼고초려를 마다하지 않는 적극성이 성공적 개방화의 전제조건이다. 고객을 만족시킬 실력과 태도를 갖추면 글로벌화 될 수록 우리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더 많아진다.
지난해 서울시는 광화문로에 스키 슬로프를 설치하였고, 우리나라는 후진국 경험을 가진 국가로는 처음으로 OECD 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했다. 연초에 서남표 카이스트 총장은 우수 교수에 대해 정년을 70세까지 연장한다고 발표했고, 김연아 선수는 다음달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 참가한다. 인천지역의 한 교회는 '이웃과 소통하는 열린 공동체'라는 2010년 목표를 세웠고, 11월에는 우리나라에서 G-20 정상회담이 열린다.

이상의 사건들은 과거를 답습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새로운 얘깃거리를 고객에게 제공해야 새로운 가치가 창출된다. 이런 창의성과 개방성은 수천년을 이어온 '옛날얘기'의 속성이다. 개방적이지 않은 것은 창의적이지 못하다. 창의적이지 않은 것은 식상하다. 10년 동안 똑같은 인천의 부동산개발이 그렇다.

올해에는 인천에 진정한 얘깃거리가 차고 넘쳤으면 좋겠다.

문제는 그 내용이다. 그래야 이야기가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