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논단
지난 2009년 12월말 인천 최대의 산업 집적지인 남동국가산업단지의 구조고도화 시범단지 선정은 인천의 장래에 매우 의미 깊은 쾌거였다.

남동산단의 구조고도화는 매력적인 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인천경제의 양적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 변화를 촉진하는 시발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며, 경제 외적으로도 도시 환경과 미관을 크게 개선함으로써 인천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선정과정에서 보여준 인천지역내 민·관·학 주체들의 적극적이고 유기적인 협력은 향후 지역내 공동 사업 추진의 성공모델로서 기능하기에 모자람이 없다.

'국가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시범사업'은 지식경제부가 2009년 4월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발표한 '산업단지 리모델링 및 관리시스템 개선 방안'의 후속 사업으로서, 조성된 지 20년 이상된 노후 국가산업단지 중 세 곳을 선정해 지원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전국의 16개 대상 단지 중 1차로 선정된 서울디지털, 남동, 주안, 반월·시화, 익산, 구미 및 창원 등 7개 단지가 9월말부터 치열한 경쟁에 돌입하게 되었다. 당초 반월·시화와 구미산업단지는 규모가 크고 객관적 선정 요건을 잘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각각 수도권과 영남권을 대표하는 상징성마저 갖추어서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다섯 곳의 산업단지가 다투는 양상이었다.

남동산단은 객관적 여건에서 여타 산업단지에 비해 비교적 최근에 조성되었고 지역 안배를 중시하는 한국의 정책 결정 패러다임에서 수도권에 두 곳의 단지가 선정되기 어렵기에 선정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한국산업단지공단 경인지역본부 주도 아래 필자가 책임연구자로서 사업 취지에 최대한 부합하는 사업계획서를 작성하는 한편, 남동공단경영자협의회와 인천시정부 및 지역 국회의원 등을 통해 우리의 의지와 능력을 담아내는 노력을 효과적으로 전개하였다. 여기에 지난 3년간 인천산업단지포럼을 논의의 장으로 하여 산업단지의 구조고도화를 위하여 헌신해 온 인천지역의 역량도 보이지 않는 토양으로 작용하였다.

그 결과 남동산단은 매우 높은 순위로 시범단지로 선정돼 향후 3년에 걸쳐 민관 합동으로 조성될 1조원의 펀드를 선정된 여타 단지들과 함께 지원받게 되었으며, 그 이후 7년간 전개될 본사업에서도 매우 유리한 입지를 마련하게 되었다.

남동산단 구조고도화 시범사업은 향후 3년에 걸쳐 남동산단의 10%에 해당하는 약 94만㎡의 면적에 업종구조 고도화, 기업 지원, 단지 기반시설 확충, 환경친화 녹색 산업단지 조성, 그리고 연관사업 등 총 5개 분야에 걸쳐 17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다. 추진사업들이 완료되면 과거 구로공단이 구로디지털산업단지로 탈바꿈한 사례를 넘어서는 성과도 기대된다.

국가산업단지의 구조 고도화 사업에 힘입어 인천시정부도 지방(일반)산업단지의 구조고도화를 적극 추진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서, 차제에 부족한 산업용지의 효율적 활용과 함께 인천의 산업구조와 경제 체질이 한 단계 올라서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조고도화 사업이 성공하기 위해선 풀어가야 할 과제 또한 적지 않다. 먼저 면밀한 검토를 거쳐 실효성 있는 실행계획이 수립되어야 하고 입주기업들의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참여가 이루어져야 하며 중앙정부와 함께 인천시의 재원투입이 원활하게 이루어져한다. 나아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입주기업 및 관련기관 등 민·관이 공동으로 참여하는 만큼 다양한 주체들의 입장을 수렴하고 유기적인 협력을 이끌어가는 기구로서 가칭 '인천 산업단지 구조고도화 추진단'의 설치도 고려해볼 만하다.

아무쪼록 호랑이해에 모처럼 맞이한 호기운으로 새해에는 남동산단 구조고도화 시범사업이 성공적으로 착수되어 인천의 발전과 인천시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새로운 10년이 시작되기를 소망해본다.
 
/이 윤 인천산업단지포럼 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