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언
참으로 반가운 결정이다. 지난 12월23일 인천시의회에서 인천의 미래를 이끌어갈 소중한 학생들을 위한 참다운 선택이 있었다.

필자가 위원장으로 있는 시의회 문교사회위원회의 정종섭 의원이 시교육청을 상대로 학교급식실 식기문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묻는 시정질문에 시교육청이 해결책을 내놓은 것이다.

잔류세제 문제 해결을 위해 애벌세척을 강화할 수 있는 세척기를 설치토록 예산을 편성·지원키로 한 것이다.

그동안 식판 잔류세제와 관련된 지적과 언론보도가 나올 때마다 유야무야 지나쳤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가만히 그 속내를 들여다 보면 우리 학생들의 건강을 책임진 학교급식의 잔류세제 문제는 큰 충격이요, 모든 어른들의 책임이기도 했다.

학교급식이 시작되고 지금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담당공무원들의 부단한 노력과 HACCP(식품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 제도의 시행으로 안전한 먹을거리와 학교급식 환경은 크게 개선돼 온 게 사실이다.

그러나 제아무리 좋은 먹을거리와 위생적 조리환경을 갖췄다손 치더라도 정작 음식을 담아 먹는 식판에 문제가 있다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소중한 우리의 학생들은 초·중·고교 과정을 거치는 12년 동안 학교급식을 통해 건강한 신체를 갖춰야 할 시기에 눈에 보이지 않게 조금씩 식판 잔류세제를 섭취해 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잔류세제를 섭취함으로씨 발생할 수 있는 악영향은 불을 보듯 뻔하다. 물론 식판 잔류세제 문제는 비단 인천만의 문제가 아닌 전국적으로 비슷한 학교급식 세척 과정 시스템의 문제이기도 하다.

다행인 것은 타 시·도보다 앞서 우리 인천의 학생들을 위해 식판 세척 개선사업이 펼쳐지게 됐다는 점이다. 늦었지만 다행그러운 일이다.

다만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식판 잔류세제 문제 해결을 위한 예산 편성이 그저 말로만 끝나선 안 된다는 점이다.

학생들 건강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일인 만큼 최우선 순위로 예산을 편성하고 이 예산이 빨리 집행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지켜봐야 할 것이다.

자라나는 학생들은 우리 인천의 보배요 기둥이다. 학생들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급식을 제공하는 것은 우리 어른들에게 부여된 의무이다. 이런 의무를 제대로 실천하지 못해 온 우리 어른 모두가 이번 기회에 반성해야 하지 않을까.

중요한 사실은 각급 학교마다 겨울방학에 들어간 이 때 예산을 적기 투입해 개선방안을 시행한다면 번거롭지도 않을 뿐더러 보다 세심하게 학교 식판 잔류세제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래야 2010학년도 새 학기부터는 우리 학생들에게 더욱 안전한 학교급식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좋은 먹을거리와 위생적 조리 환경의 최종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식판세척 개선사업은 그 어떤 사안보다 우선적으로 시행돼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시교육청 관계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당부한다. 인천시민의 한 사람이자 시민의 심부름꾼인 시의원으로서 이번 시교육청의 결정에 흐뭇함을 느낀다.
 
/김용근  인천시의회문교사회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