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의 눈
우리나라의 대학 입시제도는 수시로 바뀌고 최근 들어 고등학교도 많이 변했다. 지난해부터 자립형 사립고, 마이스터고, 기숙형 공립고 등이 신설되고 특목고의 전형 방식이 달라지면서 내신 성적도 강화되었다.

현재 학생들은 겨울방학 중이다. 겨울방학은 학생들에게 중요한 시간이다. 최근의 정부 정책은 '공교육 기회 확대'와 '사교육비 절감'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듯하다.

학습기회가 다양한 학생들에게 겨울방학은 천금의 계절이지만, 그렇지 못한 학생들은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기 십상이다. 교육기회를 균등하게 하기 위하여, 이럴 때 학교는 다음과 같은 역할이 중요하다.

첫째, 학교는 평생교육의 개념을 도입해야 할 것이다. 서양속담에 "부모는 자녀교육에 자신이 없으면 여행을 보내라."는 말이 있다. 학교도 그런 마음가짐으로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평생교육의 장에 서서 학생들과 함께 먼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노래교실, 주산암산, 축구, 풍선아트, 페이스페인팅, 비누공예, 네일아트, 제과제빵 등 종류는 다양하다. 폐교위기에서 인기가 급상승한 남한산성 내 남한산초등학교가 그 예이다. 수십여 종의 방과후학습이 방학 때까지 이어져 전인교육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어 주변으로부터 무한신뢰를 얻고 있다.

둘째, 운동장과 도서관을 개방해야 할 것이다. 운동장과 도서관은 학생들에게 자유로운 학습공간이다. 같이 만나 어울려 놀고 학습하는 가운데 지혜의 싹이 움트게 된다. 혼자 하는 운동이나 인터넷 강의수강도 한계가 있다.

현실적으로 넉넉한 시설을 갖춘 상태에서 도서관과 운동장을 개방하는 학교는 많지 않은 편이다. 팀을 조직해 체육활동하거나 짜임새 있는 독서 실천을 계획해 방학 중에도 학교는 활기에 넘쳐야 한다. 학습과 놀이가 하나로 이루어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활발한 활동을 위해 학교는 웰빙(Well-being) 급식 환경을 구축하고 방학 때에도 무료급식 강화에 힘써야 할 것이다. 특히 최근처럼 불경기에는 굶는 학생들이 많아 남들의 시선이 가지 않는 방학 때 최저 생계조차 위협이 될 수 있다. 위의 일들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셋째, 학생들의 대외활동 분위기를 북돋우어야 할 것이다. 청소년 단체활동을 활성화해야 한다. 체험 중심의 수련 활동을 강화하여 강인한 정신력과 이웃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 지혜를 배운다. 야외가 아니라 교내에서도 얼마든지 실시할 수 있다.

학교 프로그램에 의해 봉사 활동을 활성화해야 한다. 특히 관리 사각지대에 놓인 초등 6, 중 3 학생들은 진학 시의 공백기와 맞물려 활동하기가 쉽지 않다. 봉사 활동 시간 부여하기가 어려워 교사들은 기피하고 학생들은 외면한다.

학습 능력만을 중시하는 우리나라 학생들이 미국 아이비 대학에 진학했을 때 토론, 자기 주도 학습, 봉사 활동, 리더십 활동 등에서 미흡하다고 한다. 많이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서울은 고교 선택제가 도입되고, 외고·과학고는 특별전형이 폐지되고 입학 사정관 전형이 시행돼 서류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학교는 방학 때에도 그런 정보를 끊임없이 제공해 주어야 한다. 오프라인에서 어려울 경우에는 교사 개인이나 학교 홈페이지 등 온라인으로라도 소비자(학생, 학부모)를 위한 서비스는 1년 내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학교는 인격도야 완성의 장이다. 학생들은 학습과 체력, 인간 관계 속에서 인생의 지혜를 터득해 나간다. 학교란 곳은 이런 끊임없는 노력 속에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믿음감을 심어주어야 한다. 그 신뢰감 획득 여부는 다가오는 겨울방학이 시험장이 될 것이다.